遇押花 압화를 맞이하다.
削繁留淸雅*(삭번유청아) 번잡함 사라져 청아함 남았으니,
觀妙自洗心 (관묘자세심) 오묘함에 저절로 마음 씻기누나.
過世耐弱壓 (과세내약압) 세상살이 지긋한 눌림 견디는 것,
枯花說海印*(고화설해인) 마른 꽃 해인을 설하누나.
2019년 7월 18일 오전. 책을 펼치니 지난달 학교 별관(3학년 실)으로 가던 중 우연히 꺾어 책 속에 넣어 둔 꽃을 발견하다. 두꺼운 책의 무게에 눌려 습기를 잃은 채 얇아졌으나 본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작은 압화로부터 진리를 배운다.
*정판교: 중국 청대 중기의 화가. 본명은 鄭燮(정섭), 판교는 호. 그림뿐만 아니라 시에도 뛰어나 시집 ‘판교시초’가 있다.
*海印(해인): 만상의 법을 觀照(관조)함을 바다에 萬象(만상)이 비추는 것에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즉 바다가 잔잔하면 삼라만상이 그대로 해면에 나타나 그것이 마치 바다에 도장을 찍은 것처럼 보인다. 그것이 해인이다. 부처의 지혜에 이르면 우주의 모든 만물의 실상을 깨달아 알게 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