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日之昕(하일지흔) 여름 새벽
諸物復本像 (제물복본상) 모든 것들이 모습을 되찾으니,
夜中輾膄江 (야중전수강) 밤새 뒤척여 수척해진 강.
澗戶吾不測*(간호오불측) 세상살이 구석구석 알 수 없어라,
數鳥無念翔 (수조무념상) 몇 마리 새, 생각 없이 날아오르고
2019년 7월 26일 아침. 며칠 전 새벽을 찍어두고 고민을 거듭하다가 오늘 아침에야 겨우 글로 옮긴다. 여름이라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양이다.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기울여보지만 딱히 대책은 없다. 밤이 되어 어둠에 묻혀있던 세상이 새벽이 되면 다시 제 모습을 되찾고 언제나 그렇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 그 자리에 있다. 장마 탓에 불었던 강물은 다시 낮아졌고, 새벽이 되면 유난히 떠들어대는 새들은 생각 없이 하늘을 날고 있다. 여름 새벽과 세월은 이렇듯 강고하게 유지될 것이다.
* 왕유(699~759)의 시를 차운함. 왕유는 중국 성당 시대의 시인으로 어머니 교육에 힘 입어 불교에 심취하여 자를 摩詰(마힐)로 했는데, 이는 불경 유마경의 거사 유마힐에서 비롯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