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붉으니 더불어 나도 붉다.

by 김준식

君紅我與紅 그대 붉으니 더불어 나도 붉다.


轉生復渡生 (전생부도생) 몇 생을 돌고 다시 몇 생을 건너,

花片漂深天 (화편표심천) 꽃 잎, 깊은 하늘에 떠있네.

取出異熟識*(취출이숙식) 전생의 모든 것을 더듬어보니,

微容但紅億 (미용단홍억) 희미한 모습 다만 붉은 기억뿐.


2019년 8월 15일. 이미 피어 세상을 밝히다가, 이제는 떨어져 하늘이 비치는 작은 웅덩이에 서로서로 모여 있는 배롱나무 꽃 잎을 보다. 몇 생을 돌아 여기에 왔으며, 다시 몇 생을 건너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붉은 꽃 잎을 바라보고 있으니 나 역시 하염없이 붉게 물들어간다.


* 異熟識(이숙식)이란 불교에서 말하는 인식의 단계인 9식 중, 제8식으로서 모든 업의 결과로써 발생하는 아뢰야식의 다른 말이다. 아뢰야식은 과거에 지은 행위를 원인으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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