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水 風景

by 김준식

智水風景


霖中霧匿山 (림중무익산) 비 내리니 안개는 산을 숨기고,

雨停山撤雲 (우정산철운) 비 그치니 산은 구름을 걷는구나.

靈雲覺挑花*(영운각도화) 영운은 복숭아꽃으로 깨달았고,

普願心中無*(보원심중무) 보원은 마음속에 무자뿐이라네.


2019년 9월 3일 화요일. 지수중학교 2일째. 월요일부터 내린 비가 오늘도 아침부터 쏟아진다. 비 오니 학교 앞 방어산은 안갯속으로 사라진다. 점심때 잠시 비가 멈추니 산은 다시 구름을 걷고 鮮然(선연)하게 나타난다. 산은 산속으로 숨고, 강은 강 속으로 숨는(남전 선사 법어) 일이 이와 같은 이치겠지만 아둔한 나는, 하루 종일 안개가 오락가락하는 산만 바라본다.


* 영운 지근 선사는 당나라의 선승이다. 그의 오도송은 이러하다. 三十年來尋劍客,幾回落葉又抽枝,自後一見桃花後,直至如今更不疑(삼십년래심검객,기회락엽우추지,자후일견도화후,직지여금갱불의; 삼십 년 세월 동안 칼을 찾았던 나그네(즉, 영운선사)는 , 낙엽 지고 새 잎 나는 것을 몇 번이나 보았던가. 단 한 번 복사꽃 보고 나서는, 이 날에 이르도록 의심 없다네.) 사실 더 중요한 말은 복숭아꽃보다는 앞부분의 칼이다. 無明을 끝낼 칼! 날이 시퍼렇게 선 칼을 30년이나 찾았는데 어느 날 복숭아꽃을 본 순간 모든 의심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 남전보원 선사는 무심선으로 유명하다. 남전 참묘 화두와 그의 제자 조주로 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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