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자로 소규모 농촌 학교 교장이 되었고 그 뒤 오늘로 50일째, 여러 가지 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8월 말까지 필자가 근무했던 학교는 학생 수 900명에 가까운 진주시내 남자고등학교로서 수업 중을 제외하고는 항상 시끌벅적하고 어수선한 곳이었다면 지수중학교는 마치 한적한 산사처럼 조용한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지수중학교는 학생 수 고작 18명의 초미니 학교이기 때문이다.
이 소규모 농촌학교에서 교장으로 과연 내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 학교를 오기 전부터 교장으로 부임하여 50일을 보낸 지금까지 지속되는 질문이다. 필자는 공모교장이다. 학부모들은 공모 교장을 통해 이 소규모 학교의 상황을 변화시키고 싶었던 모양이다. ‘변화’라는 말에 방점을 찍는다면 그 속뜻은 아마도 지금보다는 많은 학생이 다니면서 좀 더 다양한 교육을 하는 학교로 만들고 싶다는 뜻일 것이다.
지수중학교가 있는 지수면은 진주에서는 최 외곽에 자리 잡고 있는 면이다. 따라서 진주시까지 거리보다 의령군이 지리적으로 더 가깝다. 그런 이유로 의령군이 오히려 지수 면민들에게는 진주시보다 더 친근하다. 그리고 지수면의 인구는 2019년 현재 1585명 (진주시청 홈페이지 참조)이며 인구의 80% 이상이 65세 이상의 고령층이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 문제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이곳에 중학교가 있고 유지된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조금 지난 이야기지만 이런 상황 때문에 진주시 교육지원청에서는 한 때 경제 논리로 지수중학교 분교화 또는 폐교(인근 학교와 통폐합)를 심각하게 고려한 적도 있다. 잠시 수면 밑으로 내려갔을 뿐, 지금도 이 문제는 유효해 보인다.
지수면의 변화를 잠시 살펴보면, 지금으로부터 46년 전인 지난 1973년, 지수면 인구는 6,411명(智水面誌 참고)에 달했다. 이듬해인 1974년, 지수중학교 1회 졸업생은 무려 137명이었으니 지금의 인구와 학생 수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이 든다. 이러한 현상은 지수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농촌의 현실이다. 사람이 줄어들어 지역의 학교가 없어지는 것은 단순히 학교 폐교 이상의 문제를 가져다 준다. 이를테면 학교가 없는 지역은 지역 황폐화가 가속되고 마침내는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이 되고 만다. 이 말은 아이들이 없는 지역은 미래가 없다는 말로도 치환될 수 있다.
그러면 어찌해야 할 것인가? 많은 학자들이 이 문제를 연구하였고 동시에 많은 정치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쏟아냈지만 문제가 해결되기는 고사하고 갈수록 상황은 심각해지고 있을 뿐이다. 일개 중학교 교장이 가지고 있는 범위 안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사실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랬 동안 교직에 있었고 이제 교장이 되어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을 하면서 일단은 현재 지수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모두 행복한 삶을 가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지금보다는 조금 더 많은(한 학년 15명 정도) 아이들이 다니는, 그러나 작아서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싶다.
연재하는 글을 아이들의 삶이 보이는 것이므로 아이들 사진은 가능한 자제하고 상황묘사를 주로 하며 교육적 논의와 성찰을 주로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