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처럼 맑고 평화로운 아이들.

by 김준식

1. 동창회 차원에서 학교 살리기 (신입생 증원) 차원으로 스포츠(야구) 클럽의 추진


9월 2일 지수중학교에 오고 난 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신임 교장이 할 수 있는 범위의 일을 넘는 문제가 대부분이었지만 ‘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어긋나지 않도록 대처해오고 있다. 그중 한 문제가 바로 동창회가 이야기하는 학교 살리기 방안이다. 동창회에서 생각하는 학교 살리기 방안을 설명하시기 위해 부임 한지 20일쯤 되는 날 동창회장님과 다른 한 분이 지수 면장님을 대동하시고 학교로 오셨다. 그분들의 진지한 고민을 들으며 학교 살리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분들께서 조금 소홀히 하는 부분은 학교 살리기라는 대의명분 때문에 선의의 피해를 볼 당사자가 바로 지금 재학 중인 아이들과 앞으로 입학하게 될 비 운동부 아이들이라는 것을 간과하신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은 아마도 교실 수업을 담당하시는 교사가 아니라면 쉽게 느끼지 못하는 부분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수중학교의 학생 수 늘리기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운동부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우리나라 교육제도에서 학교 운동부 아이들은 핵심은 운동이다. 교실 수업을 아무리 강조하고 제도를 통해 규정하여도 일단 운동을 시작한 아이들에겐 운동이 먼저다. 그러다 보니 운동부 아이들이 학교 수업에 충실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세부적인 사실들을 학교 현장에 계시지 않는 그분들이 알 수는 없다. 당연히 기대할 수도 없다.


교장으로서 여러 가지 방향에서 고민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교육’이라는 틀을 통해 생각해보면 이 문제는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동창회와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해서 동창회가 현재와는 다른 방향에서 학교 살리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2. 문서로 존재하는 체험 교육과정이 아니라 정말 이루어지고 있는 체험 교육과정


며칠 전 소방 훈련이 있었다. 위험에 대처하는 것은 몸이 익혀야 한다. 이론도 시스템도 아닌 몸이 위험을 감지하고 움직여야 한다. 따라서 체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학교 아이들은 작은 인원수 덕에 그날 모두 소화기 분사를 몸소 체험해 보았다. 큰 학교에서는 대표 학생 몇 명이 시험적으로 해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우리 학교는 학생 전원이 소화기를 작동해 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문제가 생긴 방화 셔터도 모든 학생들이 작동과 운용방법을 상세하게 배웠다. 작은 학교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


우리 학교 주변이 모두 숲이라 그런지 몰라도 아이들이 숲처럼 맑고 평화롭다. 환경이 사람을 지배하지는 않지만 환경이 사람에게 영향은 준다. 그런 아이들과 같은 공간에 있으니 참 좋은 기운을 받는다. 내가 할 일은 이 아이들이 지금의 품성을 잃지 않도록 학교 생활을 행복하게 하고, 드디어 졸업 후에는 당당하고 행복한 자신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그 힘을 길러 주는 것이다.


매일 이런 일들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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