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향하는 계절

by 김준식

向冬之節 겨울로 향하는 계절


淒引蕭檭葉 (처인소은엽) 찬바람 따르는 은행 잎 쓸쓸한데,

霜野似降雪 (상야사강설) 서리 내린 들판, 눈 내린 듯.

來往底談說 (래왕저담설) 오고 감에 이런저런 이야기 하겠지만,

雖風坐吾寂*(수풍좌오적) 바람 불어도 나는 고요함을 지키려네.


2019년 11월 19일 오후. 학교 뒤 편 은행나무가 거의 모든 잎을 떨구고 裸木만 남아 겨울 입구에 서 있다. 땅 위에 떨어진 잎들은 저희들끼리 지나온 날들을 이야기하며 조금씩 시들고 또 썩어 갈 것이다. 아침마다 서리가 내리고 찬 바람이 불면 모두의 겨울은 깊어진다. 하여 떨어진 잎들은 바람 따라 수런거리겠지만 나는 홀로 고요해질 것이다.


* 중국 청대 후기의 화가 戴熙(대희, 자는 醇士순사, 호는 楡蓭유암, 자를 주로 불러 대순사라고 알려져 있다.)의 그림 默荷大輻圖묵하대폭도의 화제시, 吾守吾寂을 용사함.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