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拙嘆* 스스로 어리석음을 탄식함.

by 김준식

自拙嘆* 스스로 어리석음을 탄식함.


早朝搜過日 (조조수과일) 새벽녘 지난날을 톺아 보니,

毫端無不差 (호단무불차) 털끝 하나까지 잘못 아닌 것이 없구나.

悔恨如恫恐 (회한여통공) 후회는 아프고 두려운데,

數巧忘心芽 (수교망심아) 몇 번의 기교로 마음의 싹조차 잃었네.


2020년 1월 4일 새벽. 새벽빛이 이상하다. 앞 쪽 구름은 햇살을 받아 붉고 뒤쪽 구름은 햇살과 무관하게 어둡다. 토요일 아침을 맞이하면서 지난날을 찬찬히 톺아 본다.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한 일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당시에는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한 일이 지금 생각해보니 낯 뜨거운 욕망이었고, 한 때의 용기는 분위기에 휩쓸린 만용이었음을 깨닫는다. 아프고 두려운 일이지만 살아갈 날들 또한 이 궤적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아 더 두렵고 무섭다.


어렵고 힘든 일을 그저 교묘한 재주로 모면했고 그 재주는 사람들에게 가끔은 오인되어 지혜로 둔갑하기도 했으니 이 또한 두렵고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자졸탄은 명나라 시인 謝榛(사진)의 시 제목이다.

사진의 자는 茂秦(무진)이고, 호는 四溟山人(사명산인) 또는 脫屣山人(탈사산인)이다. 어릴 적 한쪽 눈을 잃어 평생 애꾸로 살았다. 嘉靖(가정) 연간에 李攀龍(이반룡), 王世貞(왕세정) 등과 시 모임을 결성하고, 벼슬하지 않는 자들 중심으로 문학의 복고 운동을 이끌었다. 이들을 명나라 시문학의 五子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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