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연효란

by 김준식

樊然殽亂(번연효란)* 복잡하게 얽혀 어수선하고 어지러움.


萬里埃塵漲* (만리애진창) 세상은 더러움으로 넘쳐나니,

處處憂愍號 (처처우민호) 곳곳엔 걱정스런 소리들.

慒人坐深室 (종인좌심실) 심란한 사람은 깊은 방에 앉아,

指捲唯忖夢 (지권유촌몽) 손가락 꼽으며 꿈만 헤아리누나.


2020년 1월 31일. 약 20일 만에 시를 짓는다. 세상이 참으로 어수선하다. 더불어 내 주위의 일도 어수선하다. 나이는 耳順을 바라보는데 마음자리는 갈수록 어지럽기만 하다. 하기야 내가 공자는 아니니 크게 아쉬워할 일은 아니다. 아마도 죽는 날까지 혼란은 가중될 것이 분명하다. 아침 하늘 풍경이 나의 심사를 매우 적절하게 보여준다.


* 번연효란: 『장자』 제2편 제물론에 등장하는 말이다. 책 속에서는 이런 의미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 권필의 시를 차운하다. 權韠(1569~1612)은 조선 선조 시대의 시인이자 학자이다. 호는 石洲(석주)다. 관직에 뜻을 두지 않고 방랑하며 풍자 시를 지었다. 잠시 製述官(제술관 – 외국의 사신들이 오면 문화교류를 위해 임시로 만든 직책. 주로 글을 지어 소통함.)으로 발탁되었으나, 계해반정의 주인공인 류희분의 풍자 시가 문제시되어 고문 후에 죽었다. 서인으로 분류되며, 송강 정철의 문인이다. 시의 기세가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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