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한 짧은 생각

by 김준식

어제저녁 늦게 지인의 부음을 들었다. 지병이 있었지만 위중한 상태는 아니어서 그의 죽음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기야 죽음이란 늘 갑자기 우리에게 다가오는 현실이다.


현실! 그렇다. 현실일 뿐이다. 따지고 보면 죽음이라는 현실을 정확하게 묘사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죽음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태이기 때문에 이미 죽은 자가 자신의 죽음을 묘사할 수 없고, 타인에 의해 묘사더라도 그것은 죽음이라는 현상이 가져오는 파장이나 느낌에 대한 설명일 뿐, 죽음 자체에 대한 묘사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무릇 살아있는 것은 모두 죽는다라는 필연의 명제를 놓고 본다면 죽음이란 딱히 개인적인 사태로만 볼 수는 없다. 매우 일반화된 하나의 과정이거나 자연이라는 절대 진리에 의해 설정된 단수화된 개체의 소거 정도일 수 있다. 물론 그런 진리에 몇 가지 가정들이 더해지면 그럴싸한 논리가 생기는데 이런 논의의 정점이 어쩌면 종교일 것이다.


어쨌거나 죽음을 생각해 보는 아침이다. 전염병으로 죽거나, 지병으로 죽거나, 사고로 죽거나, 스스로 죽거나 모두 죽음이라는 절대 평등의 선을 넘는 것이다. 모든 문제는 늘 살아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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