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다보다.

by 김준식
오정식 교감 선생님 작품


見望意* 내다보다.


花冏檐倍陰*(화경첨배음) 꽃 밝으니 처마 밑 더욱 어둡고,

心夢天沈鬱 (심몽천침울) 마음 침침하니 세상은 답답하여라.

幽樹擢靈華*(유수탁영화) 그윽한 나무는 신령스러운 꽃 피웠는데,

常懷煩冗憂*(상회번용우) 쓸데없는 걱정만 늘 품고 사네.


2020년 3월 14일 우연히 멋진 사진을 보다. 거창에 계시는 오정식 교감 선생님께서 촬영하신 사진을 보고 감동하여 스스로 시를 지으려 했으나 무딘 재주 탓에 몇 자를 도저히 떠올리지 못하다가 늦은 밤이 되어서야 겨우 얽어 놓았다. 교감 선생님이 시 짓기를 허락은 하셨지만 찍어 놓은 사진에 누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교감 선생님께서 스스로 촬영한 사진에 붙인 이름이 ‘내다보다’인데 이것을 한자로 고치려니 마음을 가지고(望意) 바라보는(見) 것이라 의역을 하였다. 마당에 핀 매화꽃이 밝지만 처마 밑은 한 없이 어둡다. 처마 밑, 방 안에 있는 내 마음은 더 어둡고 칙칙한데 세상조차 답답하다. 세상이 답답한 것은 역병이 기세를 꺾을 줄 모르기 때문이다. 만물이 생동하는 이 봄, 내가 사는 세상은 그저 흐릿하고 자욱한 느낌뿐이다.


* 사진을 촬영한 오정식 선생님께서 직접 붙인 작품 명이다. 참으로 적절하고 시적인 작명이다. 사진만큼 감동이 크다.

* 이인로 산거 중 한 구절을 차운함.

* 두보의 水檻遣心(수함견심)을 용사함.

* 고시십구수 중 한 구절을 차운함.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