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서,
코로나와 싸우는 모든 이들,
삶의 현장 곳곳에서 자신과 가족을 위해 지금 이 순간도 처절하게 싸우는 이들,
위대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신 새벽에 잠을 설치고, 늦은 밤까지 몸 받쳐 일하는 이름 모를 모든 영웅들을 떠올리며……
Symphony No. 3 in E♭ major Sinfonia Eroica
이 곡은 1804년 봄에 완성되었다. 베토벤 전기의 작가 신들러(Anton Schindler)가 쓴「베토벤 전」에 의하면 베토벤은 프랑스 초대 집정관이었던 나폴레옹에게 바치는 이 곡의 부본을 프랑스 대사관을 통해 파리로 보내려고 하던 차에 나폴레옹이 5월 18일 황제에 즉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분개해서 그 악보의 표지를 찢어버린 후 악보를 마룻바닥에 내동댕이쳤다고 한다.
베토벤을 이해하려면 그의 아픔을 이해해야 한다. 난청과의 싸움에서 얻어진 신의 음성 ‘합창 교향곡’에서 베토벤은 음악가를 넘는 그 무엇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웅장한 심포니의 반주에 맞춰 불러지는 쉴러의 시는 이미 지상의 음악이 아니다. 그렇게 이해된 베토벤은 나에게 늘 놀라운 음악의 표상이요, 음악의 중심이었다. 영웅이란 사전적으로 “보통 사람으로는 엄두도 못 낼 유익한 대사업을 이룩하여 칭송받는 사람”을 말한다. 스스로 음악의 영웅이면서 또 다른 영웅을 위한 음악을 작곡한 그는 과연 이 음악에서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을까?
혁명 상황에서 나타난 코르시카의 젊은 장교 나폴레옹은 의회군을 이끌며 연전연승 마침내 사령관이 되고 그를 멀리서 지켜본 베토벤은 그를 위해 음악을 만들었다.
2악장: Marcia funebre(장송 행진곡) Allegro assai (C minor)
C minor: 베토벤이 주로 사용한 키. 이 키를 사용한 작품들은 강력하고 격정적이며 폭풍 같이 느껴진다.
장엄한 분위기를 내는 것은 혁명 과정에 죽어간 사람들에 대한 장송처럼 음울하게 시작한다. 그러나 혁명은 피를 부르는 법이요. 피는 변혁을 위한 할 수 없는 과정이다. 베토벤은 유려한 첼로로 그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전주부에 오래 지속되는 현악은 날카로운 관악으로 이어져 이내 관악, 특히 피콜로나 플루트 그리고 희미하게 들리는 타악기 소리들은 갑자기 거대한 합주로 이어지다 다시 현악으로 회귀하는 이를테면 죽음과 삶의 이중주, 그리고 영웅의 생애들이 혼합되어 나타나는 그리하여 마침내 빛나는 금관으로 마무리되는 - 마치 요한계시록에 있는 최후의 나팔소리처럼- 듯하다가 다시 처음의 주제로 이어지는 푸가 형식을 따라 음악은 이어진다.
영웅의 삶이란 이리도 곤고하다 말인가? 돌연 멈추는 그리고 가늘게 이어지는 음악. 뒤따르는 좌절, 갈등, 욕망, 환희 그리고 조정과 안정……. 그렇다 삶이란 이런 것들의 연속 아닌가?
https://www.youtube.com/watch?v=eMHQzx_N4v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