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쉬운 일은 아니잖아!”
“그래! 쉬운 일은 아니잖아!”
철학 수업 네 번째 시간
금요일 오후에 아이들 손에 쥐어 준 읽기 자료를 다행스럽게도 모두 가져왔다.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대부분 학생이 읽어 보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전혀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오늘은 영상자료를 먼저 보여주었다.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의 차이와 ‘현상’과 ‘본질’의 차이를 알게 하기 위해 고속 촬영된 식물의 개화 장면과 극미 와 극대의 세계를 보여 주었다.
方便(방편)이라는 말이 있다. 산스크리트어로는 upaya(우파야)라고 쓴다. 방편이란 편리한 방법, 교묘한 방법이란 말로서 사람들의 根機(근기: 근본적 인식의 바탕)에 맞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람들을 가르친다는 의미이다. 즉, 각자의 상황과 기질에 맞는 최선의 방법과 수단을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접근하다’, ‘도달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아침에 보여 준 영상은 일종의 방편이다. 아이들 눈치를 살펴보니 약간 흥미를 느끼는 듯 보였다. 하지만 워낙 영상세대인지라 어지간한 영상으로는 아이들에게 신선함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터라 고민은 늘 깊다. 충격을 주어야 하는지 아니면 이들의 근기를 믿고 천천히 아우르며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항상 갈등한다. 이것은 교사 시절 내내 따라다니는 문제이기도 했다.
고속 촬영된 꽃 피는 장면을 아이들은 물끄러미 바라본다. 말 그대로 아이들에게 ‘보이는 것’의 수준이다. 무슨 꽃인지, 왜 저 빛깔인지, 왜 저 형상인지는 아이들 관심 밖이다. 그냥 꽃이 피는 것을 짧은 순간에 모아 보니 그것이 신기한 모양이다. ‘현상’만 보고 ‘본질’에는 관심이 없는 아이들의 시선을 나무랄 수는 없다.
설명을 곁들이고, 특정 부분은 매우 강조하고, 심지어 몸 개그를 통해 설명을 해도 아이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보려고 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게’ 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의 시작점에서 오늘도 나는 허우적거리고 있는 모양새다. 의지를 가지고 보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라며 다시 긴 호흡으로 돌이킨다.
“그래! 쉬운 일은 아니잖아!” “힘내고!”
나 자신을 북돋우며 월요일 오전을 시작한다.
바탕 사진은 서성룡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