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20세기 초 위대한 미국의 경제학자 중 한 사람인 베블런(Thorstein Bunde Veblen, 1857~1929 베블런 효과로 유명한)은 유명한 그의 저서 유한계급론(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에서 현대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했다.
그는 산업화된 제도가 사람들에게 근면ㆍ효율ㆍ협동을 요구하는 반면, 실제로 산업계를 지배하는 사람들은 돈을 벌고 자신들의 부를 과시하는 데에만 여념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과거에 약탈을 일삼았던 미개 사회의 잔재라고 주장했다.(그가 대표적 약탈 지배자로 든 사람은 석유재벌 록펠러 그리고 금융재벌 제이. 피. 모건 등이 있다.)
엄청난 부를 축적한 근대 자본주의자들은 자신들의 부를 과시하기 위하여 엄청난 소비를 한다. 이에 사회 전체적으로 소비가 증가하고(속물 효과), 특성 상품에 대한 수요는 걷잡을 수 없이 폭증하기도 한다.(편승효과: 우리나라의 홈 쇼핑 완판 사례 등이 예이다.) 물론 반대적인 효과도 있다. 그러나 이 구조의 근본적 작동 원인은 자본가들이 가지는 의도되고 계획적인 행위라는 것이 베블런의 분석이다. 소비를 조장하고 그로부터 막대한 이익을 남기는 것은 자본가들 외에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최근의 부동산 광풍도 크게 다르지 않다.
21세기의 금융자본가들(유명한 존 피어폰트 모건을 필두로 하는)은 이러한 자본의 논리를 금융으로 옮겨 놓았고 그것은 지금의 경제상황(금융중심)을 창조한 중요한 동기가 되었다. 여기에 국가 권력은 이들의 보호를 위해 이자율과 기타 등등을 제어할 수 있는 국가 금융통제기구를 만들었고(미국의 연방준비제도, 우리의 한국은행) 이들은 국가경제 건전성, 혹은 대외 신인도라는 멋진 용어를 사용하며 금융자본을 위해 헌신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중세 귀족들이 가지고 있던 살인적 고리대금업을 막아주는 명분으로 국가라는 대단히 합법적인 기관을 이용하여 공식적으로 이자율은 정하고, 이것을 통해 합법적으로 노동자들의 임금을 유린한다. 뿐만 아니라 자본가들이 저들의 자본을 증식하려는 수단이었던 주식과 채권을 국가의 보호 아래 장려하고 그것을 통한 공식적 비 공식적 압력을 통해 자본가와 국가는 그 수익을 갈취하지만 모두 합법의 테두리 안에 이루어진다.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자본시장의 파동들은 결국 호혜평등의 원칙 아래 이루어지는 자본의 적정 분배를 위기국면으로 몰아 일부 거대 자본가들에게 재 집중하려는 음모일지도 모른다.
이런 방략 아래 가끔씩 문제를 만들어 깽판(배블런의 표현대로 하면 sabotage)을 놓는데 이것을 노동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금융위기에 해당한다. 깽판의 본질적 수익자는 자본주의의 핵심인 국가권력을 포함한 날강도 귀족(robber baron)이다. 이론은 의외로 간단하다. 현대의 영주들인 기업 소유자들과 자본가들은 가격 체계를 흔들고, 다양한 금융 상품과 국가 주도의 복잡한 경로를 만들어 생산에 투입될 자원의 배분을 왜곡하고, 제도적으로 보장된 각종 권리들을 행사하여 생산과정을 거추장스럽게 만듦으로써, 결과적으로 생산자들이 충분히 생산과 분배를 어렵게 하여 그 차액을 이득으로 챙기는 것이다.(이것을 합리화하는데 봉사하는 사람들이 이른바 주류 경제학자들이다.)
코로나로 서민 경제가 어렵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저들(국가, 날강도 귀족)은 서민 경제 진작에는 별 관심이 없다.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마찬가지다. 서민을 위하는 척 시늉만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의 배를 채우려는 아주 아주 단순하고 분명한 논리가 그들의 신념이다. 지금의 경제상황, 그리고 주기적인 부동산, 유가, 주가, 경기의 파동은 어쩌면 앞으로도 늘 유지될 것이고 예나 지금이나 보통의 우리들은 저들이 만든 틀 속에서 불안한 일상을 유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