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춘 #사람들-2019
이 음반 속에서 정태춘의 목소리는 지난 2012년 발표한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 이후의 목소리에서 조금 더 나아가 더 낮고 더 쓸쓸하며 더 무겁게 느껴진다.
심지어 손녀 흉내를 내는 정태춘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울컥했다.
그는 시인이다. 그의 시선은 언제나 우리 삶의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한다. 그가 하는 노래는 랩도 아니고 낭송도 아니며 그렇다고 내레이션도 아니다. 노래이기는 하지만 노래라고 하기에는 뭔가 다른 부분이 있다. 2분 30초짜리 '외연도에서' 라는 노래에서 그는 랩도 낭송도 내레이션도 아닌 노래를 부른다. 간혹 사투리도 쓰지만 그 재주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노래 가사는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늘 그는, 우리 삶의 바닥에 이리저리 널 부러져 있는 회피하고 싶은 진실을 이야기하고 역시 늘 그렇듯이 구불구불 노래한다. 고음불가 인양 노래하는 그는 고음을 부르기에는 이제 나이가 좀 되었는지도 모른다.(하지만 한 때 고음으로 우리를 감동시키기도 했다,' 92년 장마, 종로에서' 노래 참조)
이번 앨범에는 그의 딸(정 새난슬)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날 '애기 2'(1988년 발매) 가사 중에 “~ 이제 내 아이도 낳고”에서 낳은 아이가 정 새난슬이다. 그 뒤로도 자주 노래에서 그의 딸 이야기가 나온다. 그 딸이 다시 아이를 낳고, 그 아이 목소리를 할아버지가 된 정태춘 자신이 대신한다.
그와 동시대를 사는 것에 늘 감사한다. 그의 노래는 항상 나의 곁에 있었다. 내 아이 둘도 비록 나와는 다른 음악적 감성을 가지고 있지만, 아주 어릴 때부터 들려준 정태춘 음악은 지금도 정말 좋아한다. 20대 중반의 아들과 20대 후반의 딸아이가 나와 같은 음악적 공감대를 가지고 자주 이야기하는 것이 참 행복하다. 그 공감대 중 하나가 바로 정태춘이다.
그가 #한시를 쓴다는데 언젠가 내 한시도 보여드리고 싶다. 공감대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