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대 악
John Ronald Reuel Tolkien이 쓴 소설 ‘반지의 제왕’은 기독교와 북구의 신화, 그리고 유럽 전래의 각종 신화를 잘 버무린 판타지 소설이다. 내용은 영화화될 만큼 흥미진진한 극단적인 선과 악의 스토리다. 하지만 현실에서 절대로 일어날 것 같지 않는 그 이야기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절대 악의 근원인 반지를 없애기 위해 반지 원정대를 조직하고 마침내 악의 근원을 없애는 과정의 여러 장면들에서 우리는 사우론의 절대 악의 위력과 공포를 느끼면서도 사우론을 따르는 무리들을 보며 다만 형편없는 존재들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절대 악이란 대단히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톨킨의 소설에서 오크(ORC)들은 열등한 신체에 뒤틀린 외모와 악랄한 천성을 가진 족속으로 그려지는데 영화화된 반지의 제왕에서 오크들은 과연 그런 모습이었다. 아무런 생각도 판단도 없는 영혼을 오로지 사우론에게 저당 잡힌 존재들이다. 그들은 사우론이 만든 악의 허깨비들이다. 그들에게 중간계의 평화를 위협당하게 되자 인간계와 신들이 이것을 막아내려 하는데 여기서 우리는 정말 단순 명료한 명제에 도달한다. 즉 악이란 그 어느 것도 아닌 ‘무지’와 ‘편견’, ‘맹목’과 ‘무질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20년 우리는 서울 한 복판 광화문 거리에 있는 악의 무리들을 보고 있다. 편향된 종교적 신념으로 오크가 된 무리들, 이념적 편향을 이용하여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오크들, 정상적인 과거를 부정하고 다가오는 미래조차 부정하려는 일부 몰상식한 오크들……. 그리고 이 괴물들이 조장해낸 무질서로 하여 번져나가는 실제의 역병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단순하게 이 오크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맹목과 무질서를 기초로 하여 유지되는 악의 소굴 모르도르처럼, 지금 한반도는 이글거리는 악의 화염 속에 있다.
2. 수석 원희룡
광복회장의 말을 비난한 원희룡은 제주 출신이다. 그는 공부를 잘했다. ‘수석’이라는 수식어를 학교 시절 내내 이름 앞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그뿐이다. 국가와 민족에 대한 인식과 신념은 수석은커녕 꼴등인 모양이다.
지난 일이지만 그는 광주학살의 원흉 전두환에게 세배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뒤이어 제주 제2공항 추진의 절차적 타당성 확보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사람들에게 “기운이 많이 있구나... 아직”이런 말을 해서 문제가 되었다.
최근 광복절 기념식에서 광복회장의 “전 세계에 민족을 외면한 세력이 보수라고 자처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라는 말에 “(이른바 친일세력이라고 하는 분들 중에는) 태어나보니 일본 식민지였고 거기에서 식민지의 식민으로 살아가면서 선택할 수 없는 인생경로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있다”며 “비록 모두가 독립운동에 나서지 못했지만 식민지 백성으로 살아갔던 게 죄는 아니다”라는 말을 했는데 수석의 머리에서 이 말이 나왔다고 보기에는 literacy(문해력)가 매우 부족해 보인다.
연설의 핵심은 친일분자들이 보수를 자처하며 교묘하게 살아남았다는 것을 문제 삼은 것이지 수많은 식민 시절 백성들을 나무라는 이야기가 아니지 않은가!
지방대학 출신이고 수석은 언감생심이었던 내 눈에도 보이는데 ‘수석 원희룡’의 눈은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