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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Sep 04. 2020

綜覈爬櫛

綜覈爬櫛(종핵파즐)*


小枝切心中 (소지절심중) 마음 속 곁가지를 자르고,

細棄致簡核 (세기치간핵) 가는 것은 버리니 간결함이로다.

審視自昭著 (심시자소저) 자세히 살피면 스스로 드러나고,

濃霧消整㥽 (농무소정책) 짙은 안개 스러지면 가지런하여라. 


2020년 9월 4일 금요일 오전. 태풍 마이삭이 지나가기가 무섭게 또 다른 태풍이 온다 한다. 올해 여러 방향에서 자연이 우리 삶을 위협한다. 마음 속에 공부도 비슷한 형국이다. 정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또 다른 지식이 태풍처럼 불어오니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된다. 다산도 이런 경험이 있었나 보다. 종핵파즐은 다산 스스로 또는 그의 아들들에게 지식의 경영을 이와 같이 하라는 방법의 5가지 중 마지막이다. 오래 공부하고 오래 생각하는 것이 공부의 참다운 방법이다. 갈수록 가벼워지고 갈수록 무디어지고 갈수록 흩어지는 느낌이다. 


* 다산 정약용의 지식 경영 5가지 원칙: 먼저 如剝蔥皮(여박총피)이다. 파의 껍질을 벗겨내 듯 한 겹 한 겹 벗겨내어 본질을 드러내도록 한다. 두 번째 觸類旁通(촉류방통)이다. 비슷한 것을 분류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생각을 넓힌다. 세 번째는 築基堅礎(축기견초)이다. 기본을 견고하게 다져라. 네 번째는 當求捷徑(당구첩경)이다. 빨리 갈 수 있는 길이면 그 길로 간다. 마지막으로 綜覈爬櫛(종핵파즐)이다. 종합하고 살펴서 문제가 있는 곳은 긁어내고 잘 빗질하라. (정민 저, 다산선생 지식 경영법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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