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9.10.

by 김준식

통신비 지원 정책은 再考가 필요하다.


13세 이상 국민에게 2만 원의 통신비 지원 정책은 8900억 원이 필요한 정책이다.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통신비 지원 대상에 포함된 나의 상황에 터 잡아 이야기 함을 밝혀둔다.)


첫째, 나는 한 달에 약 7~8만 원의 통신비가 든다. 이 정도 통신비를 지출하는 경우 이번 달에 2만 원을 국가가 보조해준다고 해서 돈을 지출하는 내가, 경제적 혜택을 받았다는 느낌이 있을 수 없다. 그 이유는 7~8만 원을 지출하면서 2만 원을 내지 못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에게 지원된 2만 원은 거의 무효에 가깝다. 이렇게 본다면 나와 비슷하거나 나보다 더 많은 돈을 통신비로 지출하는 사람들에게 지원되는 2만 원은 역시 거의 무효에 가깝다.


둘째, 경제적 논리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상황이 나빠져서 추경을 통해 뭔가를 지원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참으로 눈물겹다. 그러나 그 지원이 아무런 효과가 없다면 국민들은 정부의 노력을 전혀 느끼지 못한 채 정부 재정 8900억 원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경제 논리 중 하나가 바로 투입과 산출이다. 투입은 8900억 원을 사용하면 8900억 원 이상의 산출이 있어야 경제적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산출은 어쩌면 0원이 될 공산이 크다. 생산유발효과까지는 생각하지 않아도 경제에서는 최소한 투입 산출의 등가 논리는 있어야 한다. 그러면 산출이 왜 없는가?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통신비 2만 원을 정부가 보조해준다는 것의 구조는 통신소비자가 낼 돈 2만 원을 정부가 대신 내주는 것이니 통신사 쪽에서는 정부에게 딱히 고마울 것이 없다. 어차피 받을 돈인데 누구 지갑에서 나오던 돈 받는 쪽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내는 쪽의 입장은 앞 서 이야기한 것처럼 2만 원을 덜 내는 것으로 새로운 곳에 투자 혹은 저축할 만한 돈이 아니다. 그러니 정부의 지출은 아무 곳에서도 생산유발 효과가 없다. 통신사가 이 돈 8900억 원을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고 그것이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것은 기대 가능성이 매우 매우 낮고 시간도 엄청나게 오래 걸린다.


셋째, 합리적으로 이 돈을 쓰려면 공무원들의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다. 누가 지원받아야 하는지, 누가 더 돈이 필요한지를 세밀하게 따져보아야 하는데, 이 일은 전적으로 각 시, 군, 읍, 면, 동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자신들이 가진 자료와 새로운 자료를 이용하여 선별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와 같은 일을 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여기에 첨예한 권력의 문제가 개입된다. 아마도 여당 대표는 이 문제를 알고 있고, 그러한 자료를 요구한다는 것이 매우 힘든 것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알 것이다. 그래서 그 어떤 효용도 없는 곳에 8900억 원을 사용하려 하는 것이다. 그것이 쉬운 길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것이다. 전시효과는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반드시 재고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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