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일로 주말 내내 그리고 오늘 새벽까지 고속도로 위에 있었다. 운전은 지극히 혼자만의 시간이다. 직선으로 뻗어 있는 도로 위를 시속 100Km를 넘나들며 달리는 일은 사실 매우 고독한 일이다. 하여 이런저런 뉴스를 듣고 음악을 들으며 내 삶을 반추하기 좋은 시간이기도 하다. 문득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몇 개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보았다.
1. 속도: 삶이든 고속도로 든 과속은 위험하다. 동시에 저속도 위험하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의 삶에 있어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과 같다. 일생 동안 변함없는 속도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의 조절 혹은 페이스 유지가 어려워진다.
2. 중앙분리대: 고속도로의 중앙분리대나 삶에 있어 중앙분리대는 둘 다 치명적 사고의 예방이 목적이다. 적당한 높이의 콘크리트 벽은 서로의 방향을 존중하고 개입하지 않을 것에 대한 엄중한 약속이다. 그것이 나의 이익과 관계있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3. 목적지 또는 방향: 고속도로에는 반드시 방향이 있다. 남북이든 동서 든 각 지점을 연결해 주는 최단(최선이라고 쓰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의 길이 고속도로다. 때로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때로 강물 위 다리를 건너가지만 그 과정을 넘어서야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듯이 삶에 있어서도 이것은 그대로 적용된다. 또한 고속도로에서는 후진이 어렵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 삶에 있어서도 후진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 만약 후진이 가능하다면 삶은 무의미해진다.
4. I.C, J.C, T.G: 고속도로에서 내려서려면 반드시 톨 게이트를 지나야 한다. 이를테면 나의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 고속도로를 벗어나야 한다. 그 톨게이트는 또 다른 길의 시작점이 된다. 우리 삶에 죽음이라는 톨게이트가 있다. 그 문을 통해 삶이 종결되거나 혹은 종교적 순환적 관점에서 새로운 시작일 수 있다. 거기에 현재의 여러 존재 의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끝과 시작이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삶은 이 거대한 순환의 과정 안에서 다만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사진은 구글에서 얻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