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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nik Apr 12. 2020

돈을 많이 번다는 것

강남에서 차 쇼핑을 하며 느낀 점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서 돈을 번다. 기왕이면 맛있는 음식과 멋있는 곳에서 사랑하는 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돈을 이용한다. 돈은 어떤 물건과 시간을 이용할 때 지불된다. 가지고 있는 돈의 수량에 따라서 먹는 음식과 장소를 선택할 수가 있다. 그리고 당연히 수량이 많아야 그런 생활을 지속할 수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돈을 번다. 지속적으로 먹고살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각자 돈을 버는 수익의 양은 모두 다르다. 어떤 이는 월 100만 원을 벌고, 다른 이는 월 1억을 버는 이도 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본인이 가진 능력에 따라 돈을 번다. 버는 만큼 그들의 소비는 눈에 띄게 다른 소비를 한다.


오늘은 강남사거리에 있는 자동차 매장에 다녀왔다. 현대와 기아, BMW, 벤츠, 아우디까지 모두 사거리에 모여 있는 곳이라 한 번에 모든 차를 상담할 수 있어서 일부러 그쪽을 정했다. (서비스도 좋다고 하여 가본 것도 사실) 처음 기아자동차 매장에 들렀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딜러는 우리에게 거리를 두며 설명을 해줬다. 마음대로 차를 볼 수 있도록 우리에게 시간을 많이 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완벽히 자유롭게 차를 눈과 손으로 만져보고 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BMW 매장에 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상담석이 만석이었다. 심지어 대기가 발생할 정도로 인산인해이었다. 가족단위도 왔고 연인과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얼굴에 미소를 가지며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돈을 차를 구매하는 곳에 사용하고 있었다. BMW에서 보고 싶었던 차량을 보고 나와 친구는 다음 매장으로 향했다.


현대자동차 스튜디오로 향했다. 그곳은 5층으로 된 미술관 같은 건물이었고 현대자동차의 최신 모델들이 층마다 전시되어 있었다. 최근에 나온 아반떼 7세대부터 GV80, G80 그리고 팰리세이드 까지 모든 차량을 한 건물에서 볼 수가 있었다. 모든 차량이 맘에 들었다. 각자 장단점이 있었고 차량의 가격들도 매우 다양했다. 이곳은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빠르게 모든 차량을 보고 바로 다음 매장으로 향했다.


건너편에 벤츠로 향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강남점이었다. 들어갈 때부터 건물에서 느껴지는 브랜드 파워가 대단했다. 사람도 굉장히 많았다. 구석진 곳에서는 계약을 하고 계셨고 다른 쪽에서는 시승을 하러 나가는 구매자들도 보였다. 그들은 모두 흐뭇한 미소를 띠고 이쁜 것을 봤을 때 느껴지는 눈웃음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나도 그랬다. 차에서 느껴지는 이쁨과 멋짐을 한 번에 느껴 나도 모르게 흐뭇함을 가지게 되었다. 차량의 가격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차량의 가격을 듣고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마지막 한 곳이 남았다. 테슬라(Tesla). 테슬라 청담스토어의 위치는 택시를 타고 청담역 근처로 가야 했다. 택시를 탄 아저씨가 차는 좋은 거 타야 한다며 테슬라 매장 앞에 내려주셨다. 그리고 미래의 자동차 테슬라를 만나봤다. 기존의 차량들과는 다른 차의 모습이었고 매장도 사실 애플스토어와 같은 느낌이었다. 첨단 기계를 파는 하나의 매장이었고 직원들도 딜러가 아닌 매장에서 친절한 안내를 하는 분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자유롭게 차량을 살피고 모든 면을 낱낱이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구매는 하지 못했다. 우리는 매장에서 나왔다.



매장에서 나온 후 나와 친구는 청담에 지나가는 차들을 지켜봤다. 모든 차들이 화려했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깔의 차량이 10초마다 지나다녔다. 이곳이 독일인지, 유럽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청담역 입구가 보이는 걸 보니 분명히 한국임을 확인했는데 돌아다니고 있는 차량은 슈퍼카들이었다. 이상했다. 경제적으로 힘들고 나라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 와중에도 여기 강남에 사는 사람들은 사고 싶은 차들을 물건 사듯이 구매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만 같았다. 그들은 모르긴 몰라도 먹고 싶은 음식을 구매하는 것에도 크게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는 차를 구매한 사람들은 돈을 어떻게 벌었을까? 구매를 할 때 고민은 했을까?

그분들은 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혹시 돈을 먹고사는 것에 필수 수단이 아닌 그들의 소비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하나의 일부 수단이라 생각하지는 않을까


돈을 많이 번다는 것에 의미는 모두가 다르다. 필수 생존을 위해서 버는 이도 있고 사고 싶은 물건에 대한 만족감 그리고 거기에서 나오는 경험을 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경험을 살만큼 경제적으로 완벽하지는 않다. 그런 경제적인 자유가 없는 상태에서 경험을 사지 못하는 것이 참 아쉬울 뿐이다. 먹고 싶은 것과 사고 싶은 것을 하지 못했을 때 오는 자괴감과 상대적 박탈감은 어떤 이에게는 열등감을 불러올 수 있고, 다른 이에게는 목표를 향한 열정으로 불태울 수 있게 만든다.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은 본인의 능력을 반증하는 것이다. 물론 돈만 많다고 해서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진 능력을 활용하여 돈을 많이 벌어 경제적인 자유를 얻은 것 또한 능력이다. 돈이 없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돈이 많이 있는 사람들도 불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 같은 날에는 돈의 수량이 많아서 갖고 싶은 것을 가졌을 때 느낌과 할 수 있는 경험을 사봤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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