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위한 휴가 말고 나를 위한 휴가 사용기
금요일, 오늘은 휴가를 냈다. 그간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일에 치이듯이 살아서 휴식을 위한 휴가를 제출했다. 팀장님도 그간의 노고를 알고 계신 듯이 휴가의 이유를 묻지 않으셨다. 그렇게 2020년 처음으로 평일에 사용하는 휴가다.
딱히 할 일도 없었고, 어딜 놀러 갈 계획도 만들지 않았다. 그냥 지친 몸과 마음의 하루 정도의 휴식이 필요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몸이 개운했다. 그리고 침대에서 일어나 집 냉장고에 있는 아이스커피를 먹고 잠이 깼다. 여유로웠다. 그리고 몸의 긴장이 풀렸다.
최소한으로 집의 일을 처리했다. 몇 달 전 동네 마실용으로 구입한 벤리 110 스쿠터가 생각났다. 중고거래로 구매하고 세차 한번 하지 못했다. 그렇게 자동 세차장으로 향했다. 중고고 구입했지만 나에게 인생에서 첫 스쿠터인 만큼 애정이 조금 있다. 그리고 세차를 하다 보니 지친 나의 마음까지 씻겨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졌다.
세차를 하던 중에 부스스한 나의 머리 상태를 확인했다. 주말에도 일을 했던 터라 이발의 시기를 놓쳤다. 평소 가던 미용실은 이미 예약이 불가능했다. 나는 그래서 오늘은 특별한 미용실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청담동에 위치한 보이드 에이치 미용실로 예약했다. 유투버 런업의 영상에서 추천받아 이 곳 청담에 위치한 미용실로 처음 오게 되었다. 평소 가던 미용실과는 가격 차이가 많이 났지만 오늘만큼은 돈을 주더라도 가고 싶었다. 휴식을 위한 휴가를 보상받기 위해서.
청담의 미용실은 어색했지만 휴식을 하기에는 최적이었다. 새로운 곳에 온 만큼 머리 스타일도 바꿨다.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머리에 도전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었다. 머리 미용이 끝나고 거울을 보고 새로운 헤어스타일에 어색했지만 나는 마음에 들었다. 기부니가 한 단계 더 좋아졌다.
오늘 저녁에는 친구들을 만난다. 16년이 지난 친구들이지만 언제 만나도 항상 즐겁다. 다들 바쁘게 살다 보니 만날 시간이 부족하지만 오늘은 모두 시간이 맞았다. 우리들의 안주는 항상 옛날이야기다. 어렸을 적에 겪었던 이야기로 항상 마무리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고민보다 예전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먹는 술이 더 달다.
오래간만에 휴식을 위한 하루를 선물했다. 딱히 불편한 것 없이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꼭 멀리 여행을 가거나 특별한 경험을 하지 않더라도 조금 다른 행동을 해보니 휴식이 된 듯한 경험이다. 오늘 하루의 시간은 나를 위한 시간으로 사용했다.
마음에 무거운 짐이 조금 내려간 듯하다. 머릿속에 복잡한 생각과 고민이 조금 사라진 듯하다. 가끔 머리와 몸이 무거워질 때면 평일에 휴가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임을 깨달았다. 항상 해외여행과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쓰는 것이 여행이라 생각했지만 몸과 마음의 휴식이 필요할 때 휴가를 사용해야 하는 지혜를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