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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nik Mar 04. 2020

그래도 사진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때를 기억할 수 있게 만드니까.

Google 포토 앱에 알람이 떴다. 

몇 년 전에 찍은 사진이 있으니 확인해달라는 메시지였다.

언젠가부터 하루가 똑같은 반복으로 이루어진 것 같아 하루에 하나씩 사진을 남기는 습관이 생겼다.

그 날의 날씨, 풍경, 기분 좋은 일을 증명할 수 있는 사진부터 그냥 손바닥을 찍은 사진도 있다. 

단순히 지나간 하루의 기록을 위해서 말이다.


하루의 시간은 모두 24시간일 텐데, 사람마다 체감하는 시간은 모두가 다른 듯하다. 현재 내가 체감하는 시간의 속도는 빛의 속도만큼 빠르다. 매일 다른 경험을 하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반복된 삶에서 생활을 함에도 불구하고 지나간 캘린더의 날짜를 보면 왜 이렇게 빠르게 지나간 것만 같을까.


지나간 캘린더를 보면서 항상 머릿속에 드는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르지?"

"나는 무엇을 했지?" 등

현재 과학자들도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질문들로 나에게 항상 질문을 던진다.

그때 나에게 대답을 주는 건 구글 포토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들이었다. 


그 날의 내가 무엇을 했고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찍어 놓은 사진으로 나는 잠시나마 시간 여행을 갈 수 있다.

정말 손바닥만 찍어놓은 사진을 봤을 때에도 그 날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날이었음이 기억이 났다.

아주 바쁜 하루를 보내지만 구글 포토가 알려주는 그 메시지 때문에 나는 가끔 추억을 꺼낼 수 있다.

그때가 기억이 나고 사진 찍을 당시의 심정이 생각이 난다. 그리고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채움을 느끼며 근거 없는 자신감이 올라오곤 한다. 


잡을 수 없는 시간들이 매일 지나간다.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내가 잡을 수 없다. 

그래도 사진으로 오늘의 나를 기록할 수는 있다. 그래서 참 다행이다. 

그리고 의미 없어 보이는 사진도 보관해주고 찍었다고 알려주는 구글 포토에게도 참 감사하다.



내 소중한 순간을 보관해주는 Google 포토

사진 출처 : https://photos.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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