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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nik Mar 17. 2020

회사의 일진들

회사도 일진이 존재한다. 나는 그들을 코어라고 부르고 싶다.

회사를 8년 이상 다니다 보면 회사 안에서도 보이지 않는 라인과 계급이 존재하다는 걸 몸으로 체감한다.

직급부터 사원, 대리, 과장, 차장 그리고 팀장 및 부장 등 수많은 계급장이 존재하는 곳이 회사다.


최근에야 IT기업을 비롯해 삼성과 같은 회사에서 직급을 없애고 수평문화를 만들고 있지만 

아직도 수직적인 문화와 수평적인 문화가 공존하는 건 대학생 포함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우리 회사도 수직적인 문화를 바탕으로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수직적으로 노력하고 계신다. 

나는 그들을 "회사의 일진들"이라고 부르고 싶다. 또 다른 이름 "코어"라고 말한다.


그들은 수직적인 관계에서 시작되었고 철저하게 계급화되어 움직인다. 직급과 나이로 만든 계급으로 선배와 후배를 만들고 어느새 족보에도 없는 형과 아우의 관계를 만들어 낸다. 상명하복과 네 편 내편을 만들어 조직화되어 움직인다.


그들은 마치 모든 일을 통제하고 싶어 한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본인들이 만든 것이고 본인의 행동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회사의 일을 하기보다 본인의 일을 만들어 회사를 만드는 것만 같다.


회사의 일진들(코어인)에게는 회사 업무시간은 24시간이다. 아니 24시간도 모자라다.

출근과 동시에 윗사람의 일정을 챙겨야 하고 주변의 눈치를 살펴야 하며 점심을 누구와 먹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업무 시간이 끝나면 그들의 진짜 업무가 시작된다. 소주 한잔이라는 좋은 핑계로 그들은 유대 관계 형성에 공을 들인다. 그렇게 하루에도 수 백개의 라인과 친구, 가족이 생긴다. 다음날이 되면 회사에는 가족이 또 생긴다. 매일 다른 가족이 생기는 걸 옆에서 지켜보면 소름이 돋을 정도다.


이들은 보이지 않는 권력을 행사한다. 가족이 되었고 유대적인 관계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가족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철저하게 무관심과 무시를 행사한다.(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지만 대부분 그렇다.)


그렇게 회사는 정치판이 되고 진짜 회사의 일을 하는 사람은 인정받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던가. 문제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판국이다.


그러다가 진짜 문제가 발생하면 그들은 뒤로 빠지고 문제를 키우고 문제를 만든 사람을 찾는다.

그리고 그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으로 바뀐다. 참 문제다.


그들은 회사 안에서 잘 나간다. 빠르게 승진도 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기도 한다. 그들이 했던 일에 대한 성과다. 지금도 그들은 숨은 일을 맡아서 하고 있다. 회사를 위해서 그리고 본인을 위해서


사진출처=https://news.joins.com/article/1200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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