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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성남 Aug 23. 2018

갈 길 바쁜데 왜? 브랜드 타령!

브랜드 이야기

    

'스타트업'이 어엿이 기업군으로 분류되는 시대입니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스타트업'이미지 검색>


깜냥과 관계없이 창업자로 6년을 지냈습니다.

대기업은 아닌, 중소기업도 아닌, 그 아래 어디엔가 위치한, 스타트업엔 2가지 형태의 기업이 존재합니다.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첫 번째 스타트업은 이렇습니다.
기존 기업들의 성공방정식으로는 정의할 수 없는 에너지가 있습니다. 창조, 협력, 열정과 같은 무형의 가치와 합의가 중심에 있습니다.

마주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멤버들이 창업자가 되어 현상을 해결하고 본질에 다가섭니다. 미션과 비전과 같은 명문화된 가치를 암기하지 않습니다. 조직의 중심에는 선택되거나 합의된 핵심 정체성이 자리합니다. 대표를 비롯한 모든 구성원들이 이 가치를 기준으로 움직이고 의사 결정합니다.


애초부터 가치를 이해하고 추구할 수 있는 사람들로 창업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유사한 DNA를 가진 사람들이 뒤이어 합류합니다.

이들은 행동의 기준이 명확합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바라보는 중심에 대표와 창업자가 아니라, 기업의 핵심가치와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협력이 기업의 핵심가치ㄹ면, 이와 상반되는 가치관과 태도를 지닌 멤버는 함께하기 어렵습니다. 혹, 어떤 이유로 합류했더라도 갈등이 발생한다면, 관계보다는 핵심 가치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게 될 겁니다.

기업의 핵심가치는 마치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듯 대표를 비롯한 모든 구성원들을 응집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원심력이며 상위법이자 의사결정의 기준이 됩니다.



다른 경우의 두 번째 스타트업입니다.
창업의 중심에 대표의 비전과 야망이 자리한 기업입니다.

비약하기는 이르지만 이런 기업은 태생적 '좀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럴듯한 BM과 눈에 보이는 지표로 비교적 투자를 잘 받곤합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자금이 마르고 직원정리와 정부지원금으로 생명을 연장니다. 내실이 아닌 외적 성장과 지표만 중요합니다.


구성원들이 지닌 가치와 행동이 제각각입니다. 명확한 상벌이 없고, 평가와 의사결정의 기준이 불명확합니다. 대표의 말이 곧 법이고 행동과 판단의 기준입니다. 열정적인 DNA를 가진 멤버들은 자취를 감추고 남은 구성원들의 시선과 행동은 불안합니다. 단기적 성과로 희비가 갈리고 조직 내 분위기는 자이로드롭을 방불케 합니다. 목적과 목표는 출장 중입니다. 오늘도 마치 혼이 나간 '좀비'처럼 직장인과 스타트업스런 중간 어디에선가 아슬아슬한 삶이 연장되고 있습니다.



직장 퇴사 후 두 번의 창업을 겪은 지금, 제게 다시 창업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마도 습관적으로 BM의 속성에 따라 고객, 경쟁사, 자사를 분석할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다음 일 텐데요. 그건 바로 브랜드 중심의 창업이 될 거라는 겁니다.


온전한 사람이라면 부모님으로부터 생물학적 몸과 DNA를 물려받습니다. 기업도 다르지 않습니다. 외형과 함께 영적 DNA인 정신이 꼭 필요합니다. 애초부터 창업자 혹은 창업 멤버들이 지닌 가치일 수 있습니다. 또는 기업이 가고자 하는 합의된 방향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스스로 존재와 의미를 정의하고 따르기로 한 약속과 신뢰로부터 기업이 출발한다는 사실입니다.


갈 길 바쁜 이 시점에 왜? 브랜드 타령일까요

저는 그 해답을 '온전한 브랜드'에서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이미 선행된 많은 창업자들이 이 지점 어디에선가 시도하고 도전했을 겁니다. 

본인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시각적 상징이 포함된 확장 정체성과 에센스 같은 가치 표현적인 브랜드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건 자기다움이 살아 숨 쉬는 기업입니다. 핵심가치라는 정신이 있고, 온 몸이 열심히 움직이는 기업말이죠. 그런 기업은 모든 창업가의 로망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는 브랜드를 손에 잡히지 않고, 실체가 없는 고가의 마케팅 툴로 생각하는 창업자들이 있습니다.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한 기업의 요구와 수 많은 대행사의 이익이 맞아 떨어진건 아닐까요. 그래서 브랜드의 실체가 가려진 걸 겁니다. 브랜드는 범접할 수 없는 불가침 영역이 아닙니다.실증론과 존재론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브랜드 만능론은 더더욱 아닙니다.


창업자라면 업의 시작과 함께 꼭 고민해야 할 일입니다.

브랜드 씨앗은 누구나 소유하고 있습니다. 깊이 관찰하고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씨앗을 심고 가꾸는 것이 창업자입니다.


성경 속 아담에게 생기가 불어넣어졌듯, 창업자들이 더는 몸만 가진 기업을 탄생시켜서는 안 될 일입니다.

사람, 사람이 다르듯 창업자마다 브랜드의 정의가 다를 수 있다는 개인적 견해임을 에둘러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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