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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성남 Mar 20. 2019

좀처럼 알아채기 힘든, '교만'

스타트업 이야기

매일 사표 쓰는 심정으로 산다는,
직장생활만큼이나 스타트업도 낯선 감정들을 다스려야 하는 오롯한 현장이다.


그런 이 곳에서 만나 본 감정 중, 경험상 다스리기 어려운 감정은, 자존감을 가장한 교만이다. 마치 말기암처럼 쉽사리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감당해야 하는 일의 범위가 넓고, 체계적이지 않은 스타트업은 역량, 가치관, 태도의 차이가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나는 편이다. 창업 초기에는 똘똘 뭉쳐 성장에 여념이 없다.

이때까지만 해도 교만은 조기 구석에서 혼자 공기놀이를 한다. BM이 무르익고, 조직도 갖추어질 즈음이면, 어김없이 잠자던 교만이 기지개를 켠다.  

우리가 동료와의 관계에서 받는 감정과 느낌에 대해 과하게 의식하고 있다면, 지금 내가 덜 건강한 상태라는 예후다. 어떤 부분을 과하게 의식한다는 것은 병들거나 아프다는 반증이다. 건강하다는 것은, 의식하지 않는 상태, 즉, 자연스러운 상태다.

서서히 교만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누구든 쉽사리 사람이 문제다. 조직문화가 문제다. 대표가 문제다.라는 근거 없는 공격에 편승한다. 대표는 깜냥을 동원해 문제를 정의하고, 실행하고, 반전을 꾀한다. 이런 과정에서 보통은 내 잘못이다, 자신이 교만했다고 고백하는 사람은 드물다.  교만이 무서운 건, 자각하기 힘든 속성에 있다. 이는 충격에 약한 스타트업의 협업을 방해하고 방향을 흐트러트린다.


성경에서는 교만을 제법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잠언 16장 18-19절,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겸손한 자와 함께 하여 마음을 낮추는 것이 교만한 자와 함께 하여 탈취물을 나누는 것보다 나으니라”라고 말한다. 사탄은 교만 때문에 하늘에서 내쫓겼다.(사 14:12-15).


교만은 내가 저 사람보다 낫다는 감정이다. 그것을 제어할 수 없을 때, 어떤 식으로든 스스로를 정당화하거나 폭주한다. 우리보다 나를 집중하게 한다. 그 끝이 좋을 리 없다. 히틀러의 광기가 떠오른다면 비약일까?


결국, 사람이 중심에 있다. 더 정확히는 교만이라는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동료, 팀원의 옆에 섰을 때, 느끼는 내 감정의 진실을 알아차려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교만과 같은 감정의 산물로 형성된 태도는 역량과 열정을 옳게(+) 혹은, 그르게(-) 사용하는 방향키가 된다. 비약하면, 거창한 인생 혹은, 마이너스 인생의 가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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