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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용 May 10. 2024

나가리

사진: Unsplash의Francesco Ungaro

얼마 전 로고 디자인 의뢰를 받고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디자인 초안을 보냈다. 전반적으로 마음에 드는 요소가 없다, 로고를 상징하는 모양과 사용한 폰트, 컬러까지 모두 고치거나 새로운 제안을 원하다는 메일을 받았다. 조금 더 복합적인 맥락이 있지만 아무튼 이 정도 답변을 받으면 보통 나가리다. 첫 시안에서 상대가 기대한 것(혹은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면 기본적인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일을 이어나가게 된다. 안 좋은 경우엔 디자이너를 마이크로 매니징하는 단계까지 가는데 그건 서로에게 너무 피로한 일이다. 회사를 다닐 때는 내 의지대로 일을 멈출 수 없으니 어떻게든 끌고 가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니라서 아래와 같은 이유로 작업 마무리를 제안했다. 


1. 이후 스텝으로 피드백을 반영한 로고 시안을 드리고 로고를 확정하려면 제가 첫 시안에서 어느 정도 설득되는 요소를 보여드렸어야 하는데요. 그러지 못한 것 같습니다. (A 를 드리고 A- , A+ 를 해야 하는데, B, C, D 를 만들어야 하는) 그래서 요청하신 맥락들은 이해하지만 해당 피드백을 바탕으로 후속 작업을 진행하기에는 작업 범위를 예상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2. 디자인이란 것이 사람마다 하는 스타일이 달라서, 제가 작업하는 방식이 원하시는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로고 작업의 경우 작은 시각적 상징과 의미를 연결하는 작업이라 서로의 해석이 맞는 작업자와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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