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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차이를 만드는 행위

디자인'도' 해야 하는 000을 위한 디자인 이론

by 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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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본 건지 누구한테 들은 건지 잘 기억나진 않지만, '디자인은 차이를 만드는 행위'라는 말이 내게는 큰 통찰이었다. 차이를 만드는 방법은 무궁무진하고 그 정도에 따라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니, 디자인'도' 해야하는 이들에게 설명하기엔 가장 쉽고 명쾌한 정의라고 생각했다.


이전 포스팅에서 다룬 디자인 과정(목적-정리-강조)도 이 정의가 출발점이었다. 디자인을 하려면 어떤 것에 차이를 줄지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지를 미리 정리해야 하며, 그 정리를 위한 기준, 목적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차이를 이야기할 때 강조하는 것은 다양성과 관계성이다. 구체적인 차이의 방법보다는 그것들이 얼마나 다양하고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 이야기한다. 차이를 만드는 것이 디자인이라고 했으니 이는 디자인의 특성이기도 하다.


다양성은 아래의 단편적 예시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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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출마 프로젝트'에서 '프로젝트' 네 글자를 강조하기로 선택했다면, 어떤 차이를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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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폰트 크기 자체를 키울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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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차이를 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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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 굵기를 다르게 할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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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박스를 활용해 색 반전을 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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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다른 폰트를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차이를 만드는 방법, 디자인하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고, 디자이너는 이 다양한 방법 중 최선을 선택한다. 선택의 이유는 말이 필요 없을 때도 있지만 많은 말이 필요할 때도 있다.


관계성은 아래 예시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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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본문으로 구성된 지면에서 제목 중 두 번째 줄 '타이포그래피의 모든 것'이라는 문장을 강조한다고 할 때 위와 같이 다양한 방법으로 차이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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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 크기를 키우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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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 굵기에 차이를 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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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으로 포인트를 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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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박스로 반전을 줄 수 있다. 여기서 아래 두 가지 예시를 비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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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더 좋은 디자인일까? 정답은 없다. 다만 보편적인 관점에서 우측이 더 바람직하다. 좌측과 같은 강조는 해당 요소의 강조와 더불어 위아래 여백 공간, 제목과 본문의 간격, 전체적인 균형을 모두 건드리기 때문이다. 대게 디자인은 위의 예시보다 더 복잡한 요소의 집합이라 더 민감하게 관계와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이렇듯 디자인 방법은 매우 다양하고 관계적이기 때문에 최종 선택은 디자이너에게 맡기는 게 좋다. 물론 내가 디자이너라서 하는 말일 수 있지만, 그래도 혹시 폰트 크기를 키우고 싶거나, 색을 바꾸고 싶거나, 어떤 그림을 넣고 싶다면, 왜 그러고 싶은지 그 이유를 같이 말해주면 좋겠다. 디자이너가 그 이유를 이해한다면 더 나은 선택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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