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도' 해야 하는 000을 위한 디자인 이론
활동가 대상 디자인 강의를 하면서 '디자인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이란 이것이고, 오늘 강의에서 말하고 싶은 건 이게 다이며, 이것만 기억하면 오늘 성공한 거라고.. 무슨 족집게 강사처럼 재차 강조한 내용이 바로 '디자인 과정'이었다.
내가 하는 이런 유의 강의는 '디자인도 해야 하는 000을 위한~' 이라는 수식이 붙는다. 여기서 '도'가 포인트인데, 이 문장이 이 강의를 누가 들어야 하는지, 강의 내용은 어때야 하는지를 매우 적확하게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 점을 고려하여 디자인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내린 것이 아래 내용이다.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목적-정리-강조]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하나씩 살펴보면
목적은 이 디자인을 누가 볼 것이고, 그 누가 이 디자인을 보고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면 좋겠는지 그려보는 것이다. 가능하면 자세할수록 좋다.
정리는 이 목적을 기반으로 지면에 들어가야 할 정보를 선택하는 작업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정보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중에 어떤 정보가 더 중요한지, 정보의 우선순위를 정해보는 것이다. 목적이 디테일할수록 선택이 쉬워진다.
강조는 앞선 선택에 기반해 시각적 차이를 만드는 작업이다. 정보의 중요도에 따라 형태, 색, 공간 등 다양한 요소에 차이를 줄 수 있다.
이런 식의 설명과 함께 보여주는 예제 이미지는 아래와 같다.
옷 판매를 위한 이미지를 만든다고 할 때, 이 디자인의 목적은 고객에게 이 옷을 소개하거나 팔기 위함일 것이다. 목적을 이렇게만 설정하고 주어진 정보를 정리한 후 디자인을 하면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만약 여기서 목적을 조금 더 자세하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고객은 고객인데, 디자인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이고, 요즘 트렌드가 핫핑크 컬러라고 한다면 나름의 우선순위를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한 것을 강조하면 이렇게 디자인할 수 있다.
티셔츠의 일부를 어느 방향으로 어디까지 보여줄지, 텍스트는 어떻게 배치할지 등은 차후의 일이다. 제일 먼저 할 것은 목적을 자세히 설정하고 그 목적에 맞게 정보를 선택하는 일이다.
다른 예로 가격에 민감한 고객이 대상이라면, 아래와 같이 내용을 정리할 수 있고, 가격을 강조한 디자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디자인은 시각적으로 보이는 요소보다 그런 시각적 표현을 하기 전 단계, 목적과 정리의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디자인 작업에 목적과 정리가 필요한 건 아니다. 하지만 뭔가 망했다 싶을 때 근본적인 문제는 모두 '목적, 정리' 였다고.. 나는 확신한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무언가를 디자인할 때 바로 툴을 켜지 말고 메모장을 키라는 것이다. 그리고 디자인에 넣으려고 했던 정보를 정리하면서 넣을 것과 뺄 것을 고르고, 넣을 것 중에 강조할 것을 선택해보는 것이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