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패스는 달리는 사람에게 날아간다

오하 글 / 조자까 그림

by 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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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회사의 웃픈 일상을 한 컷 그림과 짧은 글로 기록한 책이다. 광고회사만큼은 아니지만 나 역시 디자이너다 보니 조금 웃기고 약간 슬펐다. 돈 받고 하는 일 중에 쉬운 건 없다지만, 어렵다고 다 하기 싫은 건 아니다. 어렵지만 하고 싶은 일이 있고 나에겐 디자인이 그렇다. 물론 가끔 하기 싫지만, 아직은 계속 디자인을 하고 싶다. 아무튼 회사생활에 지칠 때 읽으면 위안이 되는 책이다. 광고회사, 정말 더럽게 힘들어 보인다.



발췌


4

오늘도 우리는 달려야 한다. 언젠가 좋은 패스가 온다는 믿음으로


퇴사하라, 벗어나라는 말이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오늘과 내일 사이를 잘 달리고자 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다들 그렇게 광고회사 힘들다 그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을 이어나가고 싶은 특별하지 않은 어느 직장인의 기록이다.


11

아트디렉터

비주얼 알못들의 "화~하고 싸~한 느낌"이나 "그 왜 막 땋!하는 느낌" 등 말도 안 되는 느낌들을 구현해내는 사람들. 자주 쓰는 말로는 "그때까지 어떻게 다 만들어요" " 이 일 그만두겠습니다" 등이 있다.


17

어쩌다 칭찬 한 번 받으면 메모해놨다가 생각날 때, 꺼내보고 힘들 때, 꺼내 보고 잊을 만하면, 또 보고 그렇게 칭찬 한마디에 6개월을 먹고사는 쪼렙 시절.


95

실패 앞에서는 인연이 아니었구나 생각하고 쿨하게 떠나보내는 자세가 필요하다. 신이 아니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은 뒤로 제쳐두고, 인간으로서 어쩔 수 있는 일에 집중할 때다. 아쉽지만 이미 쏟아버린 체력과 날려버린 어젯밤은 어디서도 보상받을 수 없다. 하지만 어제의 실패로 오늘까지 날려버리게 둘 수도 없다.


115

'어떻게'라고 시작한 질문으로 계속 '답'만 찾으려 하니 막막했다. 아니, 답을 찾을 수 있는지보다 일단 답이 있기는 한건지도 모를 일이었다. 문득, 어쩌면 답을 찾는 것보다 계속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좋아서 시작한 일을 긴 시간, 좋은 환경에서 해나가기 위한 수많은 질문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123

내 이름은 고난, 확정이죠.


162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려면, 조금 덜 좋아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182

"월급은 잘하는 일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을 견디는 것에 대한 보상으로 받는 것 같아."


219

세상엔, 프레젠테이션 스킬이 화려한 사람도 있고 묵묵히 의견을 던지는 사람도 있고 조용히 다른 사람을 빛내주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서로의 장점으로 서로를 지지해주는 것이 팀이 아닐까 생각한다.


225

서로의 빈자리를 아무것도 아니게 해주는 일, 그걸 돌아가며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버텨주는 일. 그것이 팀이 존재하는 이유 아닐까. 그러니 힘들 땐 기댈 줄도 알아야 한다. 누군가를 돕는 일이 아닌 팀의 당연한 역할이다.


233

열심히 하지 않는 날은 열심히 할 날을 위해 꼭 필요하다.


245

퇴사를 하는 것이 용기라면, 묵묵히 해 나가는 것도 용기다. 퇴사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내일을 이어나가는 데 성공한 것이다. 오늘에서 내일로, 내일에서 그 내일로 꾸준히 이어나가는 삶을 사는 우리는 생각보다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데, 정작 그 사실을 우리만 모른다.


249

"좋은 패스는 달리는 사람에게 날아간다."

내가 좋아하는 외국 구직 사이트의 카피다. 오늘도 무거운 마음으로 출근하는 우리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다. 도망가라, 벗어나라, 그만두라는 말보다 우리에게 필요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내일도 오늘을 이어나갈 예정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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