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 미래 100년을 위한 도시계획. 8
지방선거를 법제화한 김대중 총재의 지방 자치를 이어받은 노무현 후보는 대선을 통해 국토 공간에 지방 분권을 구체화했다. 이후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를 열자마자 세종시 건설을 포함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강제화한 혁신 도시를 추진했다. 이것은 전국 전역의 지방 정부와 국민에 큰 호응을 불러왔다. 역사상 유례없던 지방 지역이 중앙 기관을 유치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지방의 희망은 커졌다. 시골도 중심이 될 수 있다.
메가시티, 미래 100년을 위한 도시계획. 8
1. 경남 진주시, 내 성씨의 본향이어서 큰 제례가 있으면 선영에 참배한다. 고대 삼국시대부터 명망 높은 도시였지만, 이천 년 동안 한 번도 중앙 본청이 내려와 본 적이 없다. 지금은 350만 중소기업 지원을 총괄하는 중소기업진흥공단 본부가 자리하고,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육성 중이다.
(진주혁신도시 전경, 전국에 걸쳐있는 혁신도시들은 공공 기관 지방 이전의 강제화를 통해 기업유치, 인구증가까지 3마리 꿩을 잡을 수 있다. 문화복합을 통한 지식산업의 육성과 혁신의 라이프스타일 창조가 숙제이다)
2. 전남 나주시, 협력사가 있어 가끔 갔다. 배 밭이 많고, 영산강 포구에서 홍어를 먹고 돌아오면 좋은 시골이었다 그러나 혁신도시 지정 이후, 나주 논밭은 황금밭이 되었다. 매출 60조 원의 한국전력 본사가 들어왔고, 역대급 전력 클러스터가 가동되고 있으며, 세계 수준의 한전공대를 만들고 있다. 지방소멸 시대에도 나주 인구 추이는 경이롭다. 2014년 혁신지구 입주 이후, 15년에는 10,000명, 16년에는 20,000명을 돌파했고 2020년에도 949명이 증가했다.
3. 충북 진천군, 나는 전국으로 강의를 다녔기 때문에 시 군 왕래에 대한 추억들이 있다. 보통 강의를 마치면, 동네 식당에서 막걸리를 마시다가 지역 모텔에서 하룻밤을 묶었다. 그러나 진천에 대한 기억이 없다. 국도를 따라 드나들었지만, 철도조차 없는 그 시골에 머물러 본 적이 없다. 인근 특공여단이 있는 음성이나, 고추 산지인 괴산에 비해 무엇으로 진천을 기억해야 하나? 그러나 혁신도시 지정으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을 비롯한 대한민국 최고 ICT 기관들이 입주했다. 이들 기관의 파트너와 관련 기업은 그동안 서울에서 일을 보았는데 이제는 진천을 찾는다.
< 혁신도시 주요현황, 20년12월, 국토부 >
참여정부의 지역분권으로 천지개벽한 지방이 생겼다. 시골에 중앙 기관이 내려오고, 이와 연계된 연구소, 기업이 들어오면서, 논밭에 신도시가 세워지고 있다. 지방의 탈바꿈이다. 삼국시대 이후 한 번도 가 보지 않았던 지역 균형발전의 길을 가고 있다. 큰 정치는 이처럼 역사의 방향과 국토의 틀을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