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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Jun 21. 2023

인천국제도시, 정권 정당 이해 넘어 지속개발한 경제도시

도시 재창조, 전통 공간의 개념전환. 14

도시와 국가 승리- 정권, 정당의 이해를 넘어 국가사업으로 지속시킨 인천의 도시 창조



도시 재창조, 전통 공간의 개념전환. 14

 

지난날 송도는 연안으로 가는 선박 터미널과 작은 해수욕장, 횟집들이 들어찬 갯벌, 해변이었다. 난 어린 시절부터 큰 이모댁이 있는 인천을 종종 다녔다. 인천에 가면 이종사촌들과 송도에서 여객선을 타고 월미도에서 놀면서 방학을 보냈다. 2001년 인천국제공항 시대를 맞이하면서는 수없이 공항을 오고 가면서 인천 개발을 관찰하게 되었다. 인천시의 그랜드플랜에는 송도는 첨단지식 국제도시로, 영종도는 항공.항만,물류의 공항도시로, 청라는 국제금융의 국제도시로 만드는 3축 형 경제자유구역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창의적 발상, 인천직할시 도시계획 국장 박연수와 제6 공화국 

 

1986년, 당시 인천직할시 박연수 도시계획국장이 송도를 인천국제공항의 배후지구로 구상했다. 이 계획을 1988년 이재창 시장이 제6공화국 노태우 대통령의 초도 순시에 보고했고, 1991년 수용 인구 49만 명 도시로 확정했다. 착공이 1991년, 1992년으로 연기되다가 문민정부가 탄생한 이듬해인 1994년에 첫 삽을 떳다. (참고, 위키백과) 

  


도시 그랜드플랜, 최기선 인천시장과 문민정부 

 

문민정부를 연 김영삼 대통령은 신민당 총재 시절 외신 담당이었던 최기선 비서를 인천시장으로 발탁했다. 그는 10년 가까이 인천을 이끄는 최장수 시장으로서 인천시대를 열었다. 이 당시 인천 그랜드 구상인 송도정보화도시(Tele port), 영종공항도시(Air port), 인천항청라(Sea port) 트라이포트(Tri-port) 전략이 나왔다. 최 시장은 투자유치에 열심이었다. 정계 입문 전, 외환은행 인천지점에 근무했던 경력과 정당인으로써 외신을 담당했던 감각이 외자를 유치하고 도시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2002년 송도신도시 투자유치단을 이끌고 미국으로 가서 부동산 투자회사인 게일그룹(Gale & WentWorth)과 모건 스탠리와 JP 모건드으로부터 16조 원의 외자를 유치했다 (참고, The JoongAng, 송도신도시 외자 16조원 유치, 2002.03.22)

 


김대중 정부,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공포









2002년 1월 김대중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경제자유구역 기본구상을 발표했다. 

경제자유구역(Free Economic Zone)은 외국 투자기업의 경영환경과 외국인 생활 여건 등 개선을 통해 국가경쟁력 강화 및 외국인 투자 촉진을 도모하고자 도입한 제도로써,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요구되고 있는 기업의 국제경영 활동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자 조성된 특별경제구역을 말한다 (출처, ifez 인천경제자유구역). 같은 해 11월 14일, ‘국민의 정부’가 발의한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국회 본회의가 의결했다. 김대중 경제는 대단히 유연했다. 이 경제자유구역법은 수출 주도의 아웃바운드 전략에서 지역으로 글로벌 투자유치가 가능한 인바운드로 전략을 부가하는 중요한 전환이었다. 저명한 산업전략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는  김대중 대통령은 한반도의 영향력을 한반도 밖으로 확장한 최초의 정치인이다라는 평가를 했다. 


반대! 경제자유구역법안 폐지를 위한 시민단체 궐기 

 

민주·한국 양대 노총, 민중연대,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등 110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002년 11월 26일 오전 11시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자유구역법 폐기와 전면 재논의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준) 발족을 선언했다. 지난 11월 14일 국회에서 통과된 경제자유구역법안에 대한 범국민적인 저항운동기구를 공식 출범시킴과 동시에, 법안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외국자본에게 무제한의 자유를 보장해 주고 내국민들에게는 모든 민주적 권리를 포기하게 만드는 노예특구·식민특구인 경제자유구역법은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진행된 각계 대표들의 발언에서, 유덕상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심지어 국회의원들조차도 제대로 모른 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킨 이 법안 때문에 한국 사회 전반에 엄청난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 법안을 저지시키기 위해 양대노총은 총파업 투쟁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용 출처, 참여연대, 경제자유구역법 폐기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2002.11.26.)

 

송도 건설, 안상수 인천시장과 참여정부 

 

안 전 시장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제3·4대 인천시장이다. 대한민국 ’국민의정부‘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로 바뀌었다. 참여정부는 2003년 8월 송도, 영종, 청라 6400만 평을 대한민국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했다. 이어 10월, 부산·진해와 광양만을 추가 지정했다. 

 

참여정부가 구상하는 동북아시대의 평화와 번영의 국가전략에 인천은 중요한 앵커(anchor) 도시였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시대위원회(President Committee on Northeast Asian Cooperation Initiative)가 출범했다. 나는 이 위원회의 자문위원이었다. 당시 안 시장의 소속 정당은 한나라당으로 당시 야당 소속 단체장이었다. 안 시장은 당을 넘어 정부 구상을 인천 비전으로 실체화했다고 생각한다. 그는 재임 8년 동안 인천 자유구역의 많은 인프라를 속도감 있게 건설했다. 나 역시 출장으로 인천공항을 오고 가다 보면 하루가 다르게 도시가 쑥쑥 자라 있었다. 안 시장은 국내외 명문대학 유치에 공을 들였다. 도시경쟁 모델을 상하이와 홍콩으로 삼고 열심히 일했다.


 국제기구 유치, 송영길 인천시장과 실용정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첨단 지식산업이 탄생을 했다. 

UN 녹새기후기금을 유치한 것이다. 송영길 인천시장과 인천의 정.관.종교계,외국인자치모임, 사회단체, 이북도민회까지 망라한 시민 거버넌스인 ‘UN 녹색기후기금’ 인천유치 범시민 지원위원회‘와 이명박 정부의 지원 덕분이었다. 이때 민간유치위원장은 참여정부 총리를 지낸 한덕수 무역협회장이었다. 

 

2012년 10월 19일, 24개국 멤버로 구성된 GCF 이사회는 최종 투표를 통해 인천 송도에 유엔 녹색기후기금을 설치한다고 발표하였다.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은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유엔(UN) 산하 국제금융기구로 환경계의 세계은행(WB)이라고 한다. 자본금 규모에서 IMF와 세계은행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국제금융기구이다. 2020년까지 개발도상국에 지급되는 연간 지원금은 1,000억 불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개발연구원은 GCF 유치로 인해 연간 3,800억원 규모의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500명가량으로 추정되는 GCF 관련 상주인원 채용과 1년에 100개 이상의 국제회의 개최 등 경제적 파급효과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문화홍보원, 2012.11.20.)




세계에는 약 21,000개의 국제기구가 있다. 이 가운데 한국에는 32개 기구가 있지만 대부분 지역 사무소 성격이다. 그러나 세계 본부로써 국제기구 유치는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이 처음이다. 나는 GCF 유치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조갑진 박사(전,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2012년 유치전에는 멕시코·스위스·폴란드등이 경합했는데 그 가운데 독일의 본(Bonn)은 강력한 경쟁 도시였다. 이때 조 박사는 케네스 카운다(KENNETH KAUNDA:아프리카 통일기구 초대 의장, 잠비아 초대 대통령으로 27년간 재임)를 설득하여 아프리카대륙의 지지를 얻었다. 이렇게 민간외교까지 총력을 다한 결과 송도는 대한민국 최초로 UN의 국제기구 본부를 유치할 수 있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INEZ), 송도, 청라, 영종 개발에서 얻는 교훈


인천경제자유구역(INEZ)은 2003년 8월 11일 한국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19년 누적 신고 기준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전국 7개 경제자유구역 총액 183억 달러의 절반이 훨씬 넘는 70%를 차지했다. 2003년 2만5,000명에 불과했던 IFEZ의 인구는 2020년 38만여 명으로 급증했다. 외투기업은 3개사에서 146개사로, 입주 사업체는 673개에서 3,400개로 늘어났다. 녹색기후기금(GCF)를 비롯 15개의 국제기구가 입주했다. 한국뉴욕주립대 등 5개 외국대학이 둥지를 튼 인천글로벌캠퍼스가 안착 중이다. 안전하고 편리한 스마트시티를 조성하여 IFEZ가 금융위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부침이 없지 않았으나, 17년 동안 글로벌 도시로써 성장하고 있다. 


경제지도를 만든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 중간 평가



1. 제 6공화국 관선 시장 시절에 발의한 아이디어를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실용정부로 이어가며 오늘까지 정권의 이해를 넘어 국가사업으로 이행해왔다.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과 인천시장을 배출한 정당이 여-야로 엇갈렸어도 중단없이 도시창조라는 과제를 추진했다. 도시가 국민과 나라를 먹여 살리는 경제 엔진이다. 

 

2. 인천시장들의 정치, 행정 역량이 뛰어났다. 글로벌 도시경쟁 시대를 간파한 시장, 외국자본을 유치한 시장, 건설에 속도를 붙인 시장, 국제기구를 유치한 시장, 저마다 한 가닥 이상의 필살기로 도시 발전을 이끌었다. 

 

3. 한 도시가 글로벌기업과 국제기구을 유인하는 것에는 인재를 공급하고 양성하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인재가 없이 국제도시, 경제도시는 작동하지 않는다. 인천경제자유구역(INEZ)의 인천글로벌캠퍼스는 2012년 인천시가 개교한 국내 최초의 외국대학 공동캠퍼스다.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스토니브룩대학(SUNY), 한국조지메이슨,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유타대학교 아시아캠퍼스, 한국뉴욕주립대학교 패션기술대학(FIT), 한국스탠포드센터가 개소해 46개국 3700여명 학생이 공부하는 ‘글로벌교육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4. 지구별 특성을 살리고 연계하여 도시 역량을 높였다. 송도국제도시는 삼성과 셀트리온의 의학바이오 클러스터와 함께 2030년까지 17만 명 고용을 창출하고, 1만 4천여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글로벌 바이오 도시를 만들고 있다. 청라국제도시는 유통·금융 중심 도시로 개발하고 있다. 청라 운영에 로보틱스·자율주행·수소경제의 기술 실증을 장착할 예정이다. 

  

5. 영종국제도시는 서울과 경기의 2600만 거대한 도시가 등 뒤에 있다.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영종·용유도 일원에 계획 인구 18만1024명(7만207가구) 규모로 도시를 조성한다. 영종 공항도시를 잇는 제 3연륙교를 완공하면, 서울 강북에서 30분, 강남에서 40분 안으로 영종~청라~송도의 인천경제자유구역이 들어온다. 공항을 품고 있는 세계 도시들은 항공 정비(MRO), 물류등 공항도시에 특화한 산업을 이끌고 있다. 영종국제도시는 항공 클러스터와 함께 세계 최상위 수준의 레저휴양 도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제주, 경주, 태백에 카지노를 포함한 레저단지가 있지만, 라스베거스나 마카오급의 복합유락도시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자본과 합자한 파라다이스시티 복합리조트(2조 200억 규모)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중국, 미국, 해외동포로부터 투자유치를 통해 라스베이거스형 해양레저 복합관광도시로 개발하고 있다.  


청렴을 강조하는 도덕 국가 운영으로 이름이 높은 싱가포르가 카지노 산업에 뛰어든 이유를 생각해보자. 확률에 승부를 거는 것들과 소비는 도덕률과는 독립된 사회 현상으로 소멸하지 않는다. 세계 도시들이 석유 시추와 가공, 판매보다 수익률과 지역 고용률이 높은 카지노 리조트를 개발하는 이유다. 현재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투자예상 2조 320억 원), 푸리시저스 복합리조트(투자예상 4조 5천억 원),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예상투자 6조 원), 무의쏠레어 복합리조트(예상투자 4조 5천억 원)를 진행하고 있다. 카지노, 호텔, 컨벤션, 쇼핑몰을 복합한 리조트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INEZ)의 전망은 밝은 것만은 아니다. 개발계획을 가지고 시작하는 정부와 민간, 외국의 대규모 투자에는 사업의 크기만큼 별의별 일이 다 생긴다. 외부 환경으로는 금리 인상, 저성장, 지구촌의 블록화,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복병을 만났다. 두바이 역시도 국가부도 상태까지 몰린 적이 있다. 그러나 인도, 아세안, 중남미등 제 3세계 도시 성장은 멈출 줄 모른다. 인구 2억 8천 만의 인도네시아는 금융위기, covid-19 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 5% 이상을 이어가고 있다. 녹색성장, 디지털성장 ....성장의 대열에서 밀려난다면 도시는 여유로운 시민 복지를 감당할 수 없다. 당시 정부와 인천시 지도자와 고급 관료는 큰 그림을 그렸다. 국가역량을 동원하고, 도시 총량을 다해 새로운 도시를 만들었다. 나 역시도 상하이, 싱가포르, 두바이 성장에서 위기를 느꼈다. 그래서 한반도에도 홍콩같이 자유무역을 하는 글로벌 도시 몇 개씩은 박아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때 인천시가 송도 부두에서 연안용 창고와 횟집촌을 대상으로 환경개선이나 도시 정비 정도의 사업을 했다면 지금의 인천은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참여정부 시절,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 및 정책 수립에 관한 업무를 추진하기 위하여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한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때 국가 차원에서 국가를 넘는 번영과 새로운 지역 질서를 설계하는 모습을 지켜본 것은 개인적으로도 유익했다. 동북아시대위원회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INEZ)의 영종, 송도, 청라의 국제도시 개발은 북방과 환황해, 아세안 모두에 중요한 전략 도구였다.   


(송도, 청라, 영종국제도시 인천경제자유구역 지도. 나는 2000년 이후 상하이, 싱가포르, 두바이를 오고 가면서 위기를 느꼈다. 도시가 경제다! 그래서 한반도에도 홍콩같이 자유무역을 하는 글로벌도시 몇 개씩은 박아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때 인천시가 영종도 연안이나 송도 부두에서 창고와 횟집촌을 대상으로 환경개선이나 도시정비 정도의 사업을 했다면, 지금의 인천은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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