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는 지방도시, 석유없이도 가능한 도시를 위한 허브

철학과 도시경영. 9

전략의 전환, 세계 최고,최대에서 인류 최초로 

시인이 경영하는 미래형 실험도시, 두바이, 3

 

미래도시를 건설하는 영감은 어디에서 왔을까? 

현 두바이의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Sheikh 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은 자신의 홈페이지(https://sheikhmohammed.ae/en-us)에 스스로를 시인(The Poem)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는 도시를 시적 캠퍼스로 사용하고 있으며, 시의 위대함으로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두바이의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아랍에미리트 부통령과 총리를 겸직하고 있다. 자신을 시인(The Poem)으로 소개한다. 도시를 시적 캠퍼스로 사용하고 있으며, 시의 위대함으로 신드바드 이상의 모험을 이어가고 있다) 

  

팜 주메이라(Palm Jumeirah)는 두바이 시가지 서쪽의 주메이라 해안에 건설한 인공섬이다. 섬 면적 5.72km², 축구장 800개 크기를 야자수처럼 디자인했다. 줄기 부분은 주택과 빌라 등 주거지이고, 가지 부분이 개인 별장 구역이다. 리조트와 휴양시설이 있는 곳은 둥근 테두리 부분으로 고급 레스토랑, 카페, 바와 워터파크가 있어 인기다. 나는 무인차량 모노레일이 타고 들어갔다. 사진출처, exoviajes.com)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 가운데 하나로, 면적 4,144km², 인구 340만 도시이다. 19~20세기에 '진주 양식'으로 성장했으나, 일본이 진주 양식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침체기를 맞는다. 그때 성장의 대전환을 시작한 인물은 현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의 부친인 셰이크 라시드였다. 그는 자신의 국왕 취임 직후인 1958년부터 두바이를 세계적인 물류 거점 도시이자 상업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그랜드플랜을 세웠다. 두바이에서도 석유가 발견되어 발전에 속도가 붙었지만, '석유 없이도 지속 가능한 두바이'를 만들기 위해 석유 수익을 산업 인프라 구축에 쏟아부었다. 

아랍에미리트의 수도인 아부다비도 아니고, 이란이나 터키, 사우디 같은 대국이 아닌 작은 도시 두바이가 사는 것은 물류와 금융, 관광의 중심지가 되는 것이다. 라시드항, 제벨 알리항, 두바이 드라이독, 두바이 크릭의 건설과 확장, 월드트레이드센터 같은 국제 시설과 도시 앵커가 세워 허브도시를 위한 거점을 장악했다. 

1990년, 두바이 개발의 초석을 놓은 통치자 라시드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세계 허브 두바이' 계획은 라시드의 장남 셰이크 막툼에 이어 왕위를 계승한 셋째 아들인 현 국왕 셰이크 모하메드가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 부통령과 총리, 두바이 통치자를 겸하고 있다. 부왕 라시드가 미래 두바이의 방향을 정하고 기초를 놓았다면, 현 국왕 모하메드는 끝없는 혁신으로 선왕의 비전을 승계하며 신드바드 이상의 모험을 이어가고 있다. 

 

 전략의 전환, 세계 ‘최대’ ‘최고’에서 최초. 그리고 중심도시 

'사막의 기적'으로 승승장구하던 두바이도 위기는 있었다. 2007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이 촉발한 미국발 금융위기를 피해갈 수 없었다. 외국 은행들은 자금을 회수했으며,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두바이로 유입됐던 오일머니는 사라졌다. 당연히 부동산과 주가는 급락했다. 결국 디폴트(채무지급 불능)까지 밀렸으나, 7개 토호국연합 아랍에미리트(UAE)의 맏형격인 아부다비가 두바이를 전격 지원하면서 사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위기는 코로나19 팬더믹이었다. 도시성장 방식에 대전환이 필요했다.

 세계 ‘최대’ ‘최고’에 몰입한 전략을 '최초'로 바꾸는 것이다. 미래를 선도하는 인공지능, 로봇, 유전공학, 우주탐사, 블록체인, 모빌리티등의 기술 진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혁신의 결과뿐이 아니라 과정 자체를 성장동력으로 사용하는 실험도시가 되고 있다. 

(Mohammed bin Rashid receives team working on the Emirates Lunar Mission, 표제 이미지 출처, government of dub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