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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Jul 09. 2023

93대전엑스포, 과학도시 정체와 시민 의식의 탄생

철학과 도시경영, 13

지방도시에 대박! 새로운 도약에의 길



EXPO 재창조 사업, 93 과학문화유산을 지우다.1

 

1993년 지구촌 경제는 초호황이었다. 한국 수출도 대단했다. 이러한 경기 절정기에 대전엑스포가 1993년 8월 7일에서 11월 7일까지 93일간 대전 대덕연구단지 일원에서 열렸다. 93년 대전엑스포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국제박람회 기구의 공인을 받아 개최한 엑스포였다. '새로운 도약에의 길'이라는 주제처럼 대전은 93엑스포를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 엑스포는 세계 108개 국가, 33개 국제기구, 200여 개 기업이 참가한 유례없는 규모였다. 

 

대회 기간 93일 동안 국내외 1,450만 명이 엑스포를 관람하며 대전 경제를 살찌웠다. 노태우 정부는 총 1조 7,180억 원의 재원을 투자했다. 그 액수를 30년이 지난 오늘의 가치로 환산하면 10조가 넘는다. 2022년 대전시 일반회계 예산이 5조 3,668억 원이니, 당시 가치로 환산하면 대전시 재정의 두세 배에 달하는 금액을 특정한 기간에 집중적으로 투여한 것이다. 당시 정부가 대전에서 개최하는 세계적인 이벤트에 얼마나 집중했는지 느낄 수 있다. 


기원전 499 페르시아 전쟁과 엑스포


그리스는 페르시아 전쟁 이전에는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도시들에 불과했다. 그러나 기원전 499년부터  450년까지 거대 페르시아 제국과 격돌한 그리스 도시국가연합(아테네와 스파르타를 비롯한 31개 그리스 도시) 전쟁으로, 그리스인은 발칸반도의 도시들을 관통하는 정체성과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오늘날, 인류는 전쟁을 하지 않는 시기에는 올림픽, 월드컵, 엑스포 같은 전쟁 대용의 메가이벤트를 벌인다. 


대전의 재탄생과 93엑스포 


대전은 93엑스포를 계기로 '둔산' 신도시를 만들었다. 도심이 중구에서 서구로 이동하며 시민 생활권이 대폭 확대됐다. 시민 수천 명 이상이 공식 비공식 자원봉사자로 참여했으며, 대전도 세계적인 메가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도시에 중요한 시민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 대전시 역시 과학이라는 의제를 전 국민과 정치권과 정부에 심어 줌으로써 교통 도시에 과학이라는 축을 더해 도시발전에 날개를 달았다. 


 93엑스포 사진을 보면 그때 기억이 떠오른다. 도우미 복장을 한 아름다운 여성들이 끝없이 밀려드는 인파를 안내했다. 엑스포를 준비하는 홍선기 대전시장은 ‘엑스포 성공’ 이라는 시정의 목표를 분명히 제시하고 흔들림 없이 추진한 목민관이었다. 그 당시 조성한 둔산 신도시는 광역시의 중심권이 되었으며, 엑스포를 준비하며 선정한 대전 8경, 대전 대표 음식과 맛집, 시티투어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나는 대전엑스포의 증인이다.  93년 당시, 대전시의 통역안내원으로 참여하여 엑스포 준비와 진행을 생생하게 지켜보았고, 이후 엑스포 유산과 과학공원의 자산을 관리하는 대전마케팅공사의 이사로써 봉직했다. 이박에도 대전 시민으로써 엑스포 준비와 개최, 이후의 처리까지 30년 동안의 엑스포 효과(effect)를 평가하고 있다.  

 

 (대전Expo가 1993년 8월 7일에서 11월 7일까지 93일간 대덕연구단지 일원에서 열렸다. 이 엑스포는 108개 국가, 33개 국제기구, 200여 기업이 참가한 유례없는 규모였다. 대회기간 동안 국내외 1,450만 명이 엑스포를 관람하며 과학도시 대전을 각인했다. 제 6공화국은 총 1조 7,180억 원의 재원을 투자했다. 그 액수를 30년이 지난 오늘의 가치로 환산하면 10조가 넘는다. 2022년 대전시 일반회계 예산이 5조3,668억 원이니, 오늘날 대전시 재정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을 특정한 기간에 집중적으로 투여한 것이다. 대전시는 '새로운 도약에의 길'이라는 주제처럼 엑스포를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사진 출처, alchetron.com)



*표제이미지, D70, Entrance, Expo, Aug 24, 1993, 출처,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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