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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Aug 09. 2023

개념의 승리, 문화 도시는 어떻게 과학도시를 이겼는가?

천년 도시는 어떻게 만드는가? 1


문화 창의적 도시재생, 요코하나- 미나토 미라이(横浜みなとみらい) 21


요코하마시는 도쿄에서 남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인구 353만여 명의 항구 도시다. 면적은 435㎢로 대전시(540㎢)에 비하면 작지만, 표현을 바꾸어서 하면 대전시는 세계 도시들에 비해 작은 규모가 아니다. 요코하마는 기업수, 종사자, 고용률이 도쿄, 오사카, 나고야 다음이며 GDP(Gross domestic product)는 일본 제2위로 부자 도시다. 길을 걷고, 공공시설을 이용해 보면 윤택함이 흐른다. 대기업도, 도요타 공장 같은 손꼽을 만한 산업시설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도시는 크기가 크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적절한 크기지만 도심의 밀도가 높고, 시설과 네트워크에 효용이 놓아야 한다. 요코하마는 문화, 마이스, 서비스 산업으로 도시 성장의 열쇠를 찾았다는 점에서 산업단지 발전론과 대비된다. 

 

대전의 IT 기업과 동행으로 요코하마 전시회에 다녀왔다. 도쿄에서 지사장을 만나고, 협력사 회의를 하고, 전시회에 참석하는 일주일 이상 계속하는 출장에서 중요한 것은, 편리한 장소에 숙소를 정하는 일이다. 항공권도, 호텔 브랜드도 그다음이다. 교통이 좋고 비즈니스에 효율적인 거점을 잡아야 손발이 편해진다. 그러나 전시장 인근은 심심하다. 먹을 곳이 많고 밤거리가 즐거운 차이나타운에 숙소를 잡았다. 퍼시피코 전시장까지 보도로 한 시간 거리, 요코하마에서 3일 동안 전시장까지 걸어 다녔다.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뉴욕, 런던, 싱가포르, 인천 등지의 차이나타운은 도시 다양성에 기여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차이나타운이 생길 경우 총 23조 9,000억 원의 투자 및 소비 유발효과가 기대되며, 12조 1,000억 원의 부가가치와 92만 명의 신규 고용창출이 전망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KDI 경제정보센터). 부산도 화교 화상의 역사가 적지 않은 곳인데 초량의 차이나타운을 방치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차이나타운이라는 장소를 통해 화상자본을 유치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일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은 도시재생으로 유명한 ‘미나토 미라이 21’ 지역이었다. '미나토 미라이 21'은 1989년 개최된 요코하마 박람회를 계기로 박람회장 및 박람회 시설을 활용해 미래형 도시를 만든 도시재생 지구이다. 낙후된 부두 주변을 공원녹지로 조성했고, 업무, 쇼핑, 공연장, 갤러리, 엔터테인먼트가 공존하는 수변도시로 재개발했다.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지구 설계는 이곳 요코하마의 '미나토 미라이 21'을 참고했다. 

 

 (요코하마 '미나토 미라이 21' 지구, 1989년 개최된 요코하마 박람회를 계기로 박람회장 및 박람회 시설을 활용해 미래형 도시를 만든 도시재생 지구이다. 낙후된 부두 주변을 공원녹지로 조성했고, 업무, 쇼핑, 공연장, 갤러리, 엔터테인먼트가 공존하는 수변도시로 재개발했다. 요코하마는 도시경쟁에서 문화적이며 낭만적인 이미지로 투자를 유인했다. 도시 자체가 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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