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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Aug 17. 2023

권선택 '도시그랜드플랜’개념화, 대전시 기본계획2030

천년도시는 어떻게 만드는가. 8

메가시티 그랜드 플랜(Grand Plan) 만들기. 2


권선택 시장은 대전시 도시기본계획을 ‘그랜드플랜’이라고 개념화했다. 

 

권선택 시장은 2016년 4월 19일 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대전시의 장기 비전인 '2030 대전 그랜드 플랜’을 발표했다. 그는 "2030 대전 그랜드 플랜은 민선 6기 출범과 동시에 착수, 그동안 전문가 논의 등을 거쳐 1년 8개월 만에 마련한 계획"이라며 " 국내외 여건과 변화에 대응하는 장기적 비전과 전략이 담겨있다"라고 설명했다.






권 시장께서는 시청 대강당에서 파워포인트를 띄워 놓고 설명하다가, 양복 윗도리를 벗고 자신의 발표에 몰입했다. 그는 드레스덴을 비롯하여 트램을 주요한 도시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는 도시를 다녀온 후, 자신의 공약이었던 노면전차(트램)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못 박았다. 


이것은 전임자였던 민선 5기 염홍철 시장의 고가 자기부상열차 방식을 뒤집은 것으로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민선 6기 권 시장의 공약은 민선 7기 허태정 시장으로 넘어가서도 첫 삽을 뜨지 못했다. 나는 틈틈이 도시 순환선(37.8km)으로 설계한 전 구간의 착공이 어려우면 일부 구간만이라도 시범 운영할 것을 주장했지만, 전력 공급 방식을 극복하지 못하고 민선 8기로 이월되었다.


 

15분 도시 파리(Paris, The 15-minute City)와 슬로시티

 

오늘날 인류 과제는 기후변화에 맞서는 탄소중립 실현이다. 세계 도시 트렌드는 외곽은 빠르지만(fast), 도심은 느리게(slow) 하는 슬로시티다. 도심에 자동차 진입을 억제하고 주행의 속도를 느리게 해야 교차하는 시선이 생기고, 그 공간에서 문화가 싹트고 상권이 활성화된다. 선진국 도심에서는 차량을 버리는 것이 좋을 정도로 급진적인 정책으로 확산되고 있다. 산업사회의 속도를 해체하고, 사람 중심의 느린 도심을 만드는 것이다. 

 

이 슬로시티는 도시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 시장이 내세우는 ‘내일의 도시 파리’의 주요 기조다. ‘내일의 도시 파리’는 도시 공간을 15분 생활권으로 조직하는 ‘15분 도시(La ville du quart d'heure)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신의 주거지에서 걸어서 15분 이내에 서점, 식료품점를 비롯한 다양한 소상점, 학교, 문화, 의료,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재구성한다. 모든 길은 100% 자전거 통행을 가능하게 한다. 장애인와 임산부, 노약자등의 이동이 자유로워야 한다. 파리 어디에서 살아도 200m 이내에서 녹색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 ’생태‘를 핵심 가치로 평등·연대의 15분 도시를 주도하고 있다. 그녀의 2022년 UCLG 대전총회 참석을 고대했던 나로서는, 이달고 시장의 불참에 아쉬웠다, 사진 출처 

www.challenges.fr)




권 시장이 남긴 것, 대전-트램

 

권 시장께서 발의한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노선‘에 설치하는 45개의 정거장은 이달고 파리 시장이 주창하는 도시의 평등과 연대, 다극화에 맞닿아 있다. 대전이 트램 정거장을 거점으로 15분 역세권 도심을 만들면 45개의 중심 생활권과 지역 상권이 탄생한다. 대전의 전통도심인 대전역과 도청, 신도심인 둔산에서 소외된 용계동, 대정동, 복수동, 유천동, 읍내동, 연축동은 트램이 아니면 어떻게 주도심의 사람을 유입할 수 있을까? 



(트램홍보, 대전시청 홀 베너)




대전 도시철도 2호선에 노면전차인 트램을 선정한 것은 도심의 교통을 빠르게 할 수 있는 고가 방식과 대립하는 것으로써, 도시 교통이 정치 영역으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민선 6기의 대전도시계획 2030은 지역, 교통, 산업과 같은 도시의 물적 조건에 사람이라는 상수를 넣은 인문적이고 입체적인 개발 계획이었다. 그러나 권 시장은 선거법 위반 시비로 임기 내내 재판 대응에 시달렸으며 결국 정치적 불운을 극복하지 못했다. 


 

권 시장은 ‘지속 가능한 행복도시 대전’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창조와 혁신의 도시 ▲공유와 순환의 도시 ▲연대와 포용의 도시라는 3가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9대 전략을 세웠다. 앞으로 대전시는 ‘창조와 혁신의 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지식과 혁신 기반의 활력 있는 경제 시스템 구축 ▲창조와 융합의 매력적인 문화기반 마련 ▲예방 중심의 스마트한 도시안전체계 정착의 3가지 전략을 세웠다. 또 ‘공유와 순환의 도시’를 이루기 위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환경 조성 ▲사람과 환경중심의 교통체계 구축 ▲자원의 공유․순환이 원활한 사회시스템 정립이란 전략을 세우고 ‘연대와 포용의 도시’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시민 모두가 잘사는 복지체계 구축 ▲주거와 고용이 안정된도시시스템 구축 ▲시민의 참여와 연대에 기반을 둔 생활공동체 형성 등을 9대 전략으로 세웠다. (출처 : 천지일보)

 

 

민선 6기 대전 그랜드플랜 2030 평가

 

그랜드플랜 2030은 대전의 미래(2030년)를 설계하는 것으로 권 시장의 비전과 민선 6기의 전략을 담았다. 지구촌 선진 도시들의 트렌드도 반영했다. 그러나 메가시티 중심도시의 웅대한 야망을 담아야 했다. 메가경제의 중심지로서의 글로벌전략이 필요했다. 매력있는 문화도시를 위한 도시개발 원칙과 디자인 혁신 의지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대전시는 4차 산업도시로서의 전위적 실험이라는 과학문화를 반영해야 한다. 2030 도시계획에 규제프리의 샌드박스형 순환 도로와 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을 넣었더라면 과학도시에 맞는 실증 도시로 출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국제과학산업 벨트의 중심도시로서 해외 스타트업과 기업 유치의 촉매가 될 수 있다. 

 

민선 6기의 2030에서는 대전 미래에 대한 권 시장의 비전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생각은 없고, 어떤 연구원 컴퓨터에서 나온 듯, 많이 본 것 같지만 제목만 다른 내용이 아니었다. 인수 위원회에서 또는 임기를 시작하는 팀이 발주하여 시간에 맞게 납품하는 이른바 '발전전략'에서 여러 번 본 조악한 내용과는 느낌이 달랐다. 이것은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이었기 때문에, 같은 정당의 사업을 이어받은 민선 7기에서는 실행에 속도를 내었어야 했다. 



(내 모습이 나온 것으로 보아, 분명 트램이 있는 곳으로 다녀온 것 같은데, 그 도시가 어데인지 생각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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