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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Aug 28. 2023

일대일로, 제국을 확장한 건륭제와 등소평의 남순강화

도시발전은 지도자의 인식범위. 3

세계전략과 도시 건설

중국 출장에서 도시와 도시를 이동하는데, 항공을 이용한다. 때로는 철도로 밤낮을 벗어나는 이동을 하기도 한다. 중국이 자랑하는 고속철도로 상하이- 광저우 구간 1400km를 6시간 51분에 주파해보았다. 현대 로템이 제작한 KTX 산천호보다 실내 공간이 편리했고 진동률이 낮았다  







"등 뒤를 (채찍으로) 후려치는 느낌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빨리 달리는 일이다.” 중국 개혁·개방의 아버지 덩샤오핑(鄧小平)이 일본 방문길에 오른 1978년 도쿄에서 교토까지 두 시간여 동안 고속철도 신칸센 열차를 타고 난 뒤 남긴 소감이다 (중앙일보, 분수대, 예영준 정치부문 차장 2008.12.08) 

 

문화혁명 기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4인방을 처리한 등소평(鄧小平)은 정권에 복귀했다. 1979년 미국을 방문했다. 미국의 산업을 시찰하며 미국의 힘을 관찰했다. 국내의 권력투쟁에만 몰두한 4인방은 하지 않은 일이었다. 방미 이후 등소평은 중요한 정치 혁신을 준비한다. 남순강화(南巡講話)이다. 청의 영토를 최대로 늘린 건륭제처럼 대대적인 지방 여행을 통해 국가 의제를 던진 것이다. 등소평은 1992년 1월 18일부터 2월 22일까지 우한(武漢), 선전(深圳), 주하이(珠海), 상하이(上海)를 방문하고 중대한 담화를 발표한다.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로 생산력을 증진하고, 인민의 삶을 향상시켜 국력을 증진해야 한다는 요지였다. 대약진, 문화혁명의 모택동 시대를 벗어나 과감한 개방개혁을 강제한 것이다. 등이 대륙의 방향을 바꾼 결과 30년 만에 중국은 가난을 벗고 세계의 G2로 부상했다. 




(이미치출처, Breaking Latest News)




나는 1992년 한,중 수교 이전, 중국사회과학원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후 수십 회 이상 중국 여러 지역과 도시를 방문하면서 천지개벽하는 중국을 지켜보고 있다. 지도자의 생각과 집권당의 역량, 국가 방향이 왜 중요한지 절감한다. 

 

30년 전 7월 내가 탑승했던 열차는 연길(延吉)에서 북경(北京)까지 가는 1박 2일, 28시간이 걸렸다. 끝없는 벌판이 펼쳐지고, 해는 철길 저편에서 졌다가 다음 날 아침 다시 이쪽 편 들녘에서 떠 올랐다. 대륙 일부만을 달린 것인데 광활한 느낌이었다. 그해 1992년 등소평의 남순강화가 있었고, 나는 북경행 열차에 있었고, 그해 8월 24일은 한국과 중국은 전쟁 상대국으로써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국교를 수립했다. 





남순강화 이후 중국 철도도 놀랍게 발전했다. 내가 탔던 28시간 동안 탑승했던 연변-북경 노선은 고속열차 '푸싱호(复兴号)’'가 8시간에 달린다. 20시간을 단축한 것이다. 중국 열차는 품질뿐만이 아니라 가격에서도 한국을 압도하며 8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철도는 중국의 전략이다. 일대일로 예산 200조 가운데 100조 원이 철도 사업이다. 

 

중국몽과 일대일로, 시진핑의 세계 전략

 

일대일로'(一带一路)는 중국의 '신(新) 실크로드 전략 구상'으로, 최고 수준(Top-level design)의 그랜드 전략이다. 일대일로를 추진하는 중국 지도부의 의식은 진시황부터 시작하여 고선지의 서방정벌과 징기스칸의 유럽정복, 정화의 대항해까지를 자신의 역사 속으로 편입한다. 그래서 청나라의 강희제와 건륭제를 뛰어넘는 한족의 꿈(중국몽)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일대일로(一带: 실크로드경제벨트, 一路: 해상실크로드길) 구상은 중국에서 중앙아시아, 동남아, 중동 등 지역을 거쳐 유럽에 이르는 지역을 육로와 해로로 연결하고, 일대일로 선상에 위치한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추진을 위해 국가 간 협력 기반 강화, 관련 인프라 정비 협력 강화, 상호간 투자 및 교역 촉진, 금융협력 확대, 민간교류 활성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은 일대일로 선상에 위치한 국가들과 정치, 경제, 문화 등을 포괄한 이익공동체, 운명공동체, 책임공동체를 실현해 단일경제권을 형성하고자 한다. (출처, 경기연구원, 중국의 일대일로 전채 추진과 시사점)

 

중국의 이 메가 프로젝트에 70여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동남아, 중동 지역을 거쳐 유럽에 이르는 육로와 해로 벨트에 있는 수많은 도시들이 영향을 주고받는다. 나의 '환황해 메가시티 중심 도시 대전' 구상은 이러한 위기감으로 나온 것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표 대외정책. 크게 '하나의 육상 띠’와 '하나의 해상 길‘로 구성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중국이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아프리카 , 유럽과 무역, 금융, 문화 교류를 확대하고 일체화를 추진하는 것으로써, 미국의 패권과 충돌하고 있다. 2013년 시진핑 집권 초기부터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144개 국가를 대상으로, 150년을 예상하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현재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32%, 세계 무역의 39%, 인구의 63%를 차지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철도, 항만, 고속도로 등 역대급 인프라 건설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 출처, China Belt Road Initiative Landkarte Projekte 2018.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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