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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Feb 11. 2023

경관의 가치, 유성온천과 워터파크

도시재생의 전략과 공간창조 8

개발의 폭력, 온천특구에 온천지구가  사라졌다    

 

유성은 1994년 유성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한 해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현재 1000만 관광객은 반 토막 났고, 그 반에 반절이 다시 토막 나고 또 그 반이 무너지고 있다. 이 여파로 프린스 호텔, 알프스 호텔, 갤러리호텔 홍인호텔은 사라졌고 리베라 호텔은 폐업했다. 유성 온천 호텔의 대명사인 유성호텔 역시도 폐업을 고려할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한다. 100년이 넘은 호텔의 이러한 위기는 코로나 19가 직격을 날린 것이지만, 근본적인 것은 온천 지구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경관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형이 없어지면 기억이 소실된다. 사람의 기억은 장소에서 복원되기 때문에, 집단의 기억이 유전되지 않는 곳에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없다. 

      

                                 (근대투어리즘의 탄생, 유성온천과 대전, 이미지 출처, 대전시) 


지난 유성구청장 선거에 '계룡스파텔 워터파크' 건립 공약이 있었다.  육군이 복지 시설로 운영하고 있는 계룡스파텔 호텔 부지를 매입하고 1500억 원 상당의 민자 유치로 워터파크와 가족형 온천테마파크를 조성하여 유성 온천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층화 난개발로 온천지구 고유의 지형을 무너뜨린 지금, 군이 점유한 스파텔 부지는 그나마 유성 도심에서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남아있다. 육군이 그나마 휴양 호텔로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 것이다. 그것이 아니었다면 아파트를 짓거나 놀이시설을 만들어 도심의 숨통을 막았을 것이다.   


(아래 사진은 1980년대 유성 온천 지역의 고유성을 파괴하는 무식한 개발 모습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구릉을 골라 평평하게 만들고, 오솔길을 지워 간선도로를 놓고, 호수는 메우고, 두루미가 날아와서 다친 다리를 고쳤다는 온천 생태 지역을 공단 조성하듯 블록으로 나누고 있다. 관광지구라면 들어가야 하는 휴먼 스케일과 생태에 관한 개념조차 없이 콘크리트 건물을 채워 놓고 있다. 이미지 출처, 계룡스파텔 벽)

   

유성온천 지구를 망친 것은 용적률과 고도제한을 풀어준 것으로 시작한 것이다, 도시 경관은 공공제이다. 40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 유성자이의 건축 허가 이후 온천 지구의 마천루? 건설은 봇물이 터졌다. 유성 최초로 용적률 980%를 돌파한 이 건물 이전에는 유성호텔 노천탕에서 몸을 담그고 머리를 들어 보면 멀리 계룡산 쪽 하늘이 보였다. 그러나 전체 경관을 잡아먹는 매머드 아파트 때문에 보이는 것은 그 건물 벽이다. 그동안 유성온천지구는 용적률 200% 선에서 온천 지대의 풍광을 품고 있었다. 


50여 년 전 선화동에서 살던 어린 시절에도 외할머니, 고모, 이모와 친인척이 대전에 오시면 유성 만년장에 목욕을 왔기 때문에 그 당시 풍광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백제시대부터 내려왔던 온천 지구는 개념 없는 개발로 사라졌다.            

         

(유성온천지구 일원 풍경, 온천도시라고 하는 이 거리에 온천문화는 어디 있을까? 온천 도시 영국 베스나 일본 벳푸를 비교하면 역대 유청구청장들의 지역 개발 역량을 보여 주고 있다. 유성구가 온천지구로 재생하려면 지역 고유성과 정체성(Regional Identity)이 무엇인지 먼저 정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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