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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Feb 13. 2023

온천 벳푸, 지역 특화산업과 온천경제

도시재생의 전략과 공간창조 10

벳푸시의 온천 도시 만들기    

 

학창 시절 처음으로 벳푸에 갔을 때는 후쿠오카에서 버스를 타고 아소산을 넘어갔다. 

뱃푸는 시골이었고 건물들은 촌스럽웠다. 마을 전체는 논두렁, 밭두렁에 온천수 수증기들이 올랐고, 달갈 타는 듯한 유황냄새가 났다. 내가 묶었던 유스 호스텔에도 온천탕이 있었다.     


수출 마케팅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지역과 특산물을 결합하는 지역경제모델인 지역특화사업(RIS)에 참여하게 되었다. 해외시장 진출을 원하는 지자체 과장급 공무원들이 찾아왔다. 특강을 부탁하는 시, 군이 생겼다. 


그래서 지역민 중심의 도시마케팅 전략인 '지역 명품 만들기' 워크숍을 만고, 강의, 세미나, 워크숍으로 전국을 다녔다.


 “한 지역에서 하나의 세계적인 명품을 만들면 주민 팔자가 핀다” 


이때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곳이 일촌 일품 운동의 발생지인 오이타현이었다. 

오이타현의 한 도시인, 벳부시는 인구 12만 명의 도시이다. 벳푸는 만에 인접하고 있지만 다카사키산이 도시를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 계룡산을 배산으로 한 대전 유성과 닮은 점이 있다. 시내에 온천 원천 2,800 소가 있다. 원천소의 수와 용출량이 일본 으뜸이며 내가 좋아하는 공중 온천탕도 약 100개가 있다. 온천 관광 프로그램에는 용혈천을 돌아보는 지옥순례를 기본으로 열탕,모래탕,머드탕을 제공하는 다양한 여관과 온천 순례가 있다. 



남여혼욕, 지역특화산업과 온천경제


출장으로 벳푸에 다시 간 날이었다. 어떤 지도에도 혼탕 표시는 없었다. 택시 기사가 데려다주었다. 도로유라고 하는 진흙 호수 노천탕이었다. 저녁 시간, 탕에 조용히 몸을 담그며 뼈에 지긋한 열기를 넣고 있었다. 그런데 유난히 눈을 반짝이며 사람의 나신을 살피는 눈동자들이 있었다. 세 명의 젊은 여성이었다. 나는 직감적으로 그들이 여행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지인은 노천탕에서 그렇게 호기심 가득 찬 시선을 쏟아 내지 않기 때문이다. 


벳푸의 숙박 시설수는 약 260곳(시내 56곳)이며 하루 숙박 가능한 인원은 약 2만 명으로 연간 400만 명이 체류형 관광을 즐긴다. 수백 마리의 원숭이가 야생으로 사는 생태 공원이 있으며,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적지 않다. 온천지는 유노하나 같은 유황 부산물을 입욕제로 만들어 상품화했다. 화훼 재배와 지열 발전에 온천을 활용하며 온천 경제를 운영한다. 이 같은 것을 지역특화산업과 경제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미지출처, picryl.com)



벳푸시도 단체 관광 중심으로 숙박객수를 늘려 왔다. 

그러나 여행 개인화 등 트렌드가 바뀌면서 숙박 시설이 폐업하고 상가의 침체가 시작되었다. 그래서 벳푸시는 도시 발전의 개념을 '살기에도 좋고 놀러 와도 좋은 마을 만들기'로 정했다. 주민도 행복하고 관광객도 즐거운 도시 만들기이다.        


아래 벳푸 관광 지도를 보면 기념비적인 시설이나 대규모 유락 시설은 없어도 자원의 편중 없이 골목에 욕탕, 여관, 호텔, 식당, 박물관, 미술관, 카페를 고루 배치하여 경제가 순환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벳푸시는 시민에 의한 개별 관광 마을 만들기 활동 「ONSEN 투어리즘」을 후원한다.  

온천을 중심으로‘역사 풍토 살린 마을 만들기’와 관광 산업으로서의 투어리즘(ONSEN 투어리즘)을 주민-산관학 협동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공중탕과 골목 풍경, 거리 연주, 벳푸 온천 문화 살리기 등 온천 도시에서 즐길 수 있는 꺼리를 만들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아르헤리치(MarthaArgerich)를 초청하여 ‘벳푸 아르헤리치 음악제를 열고 있다. 문화 예술인을 지역 사업의 주역으로 하여 미술전과 퍼포먼스 아트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한 도시가 지역을 바탕으로 산업을 만들려면, 무엇보다 주민 스스로가 즐기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    

여러 이유로 몇 번을 더 벳푸를 방문하게 되었다.

벳푸에 며칠 묵을 때 아침마다 서로 다른 공중 목욕탕을 이용했다. 호텔 대욕탕 보다 재미있었다. 벳푸 온천 협회는 이렇게 동네 온천을 다 돌면 온천 달인 증서를 준다. 전국에서 달인이 되려는 사람이 벳푸를 찾는다. 온천수가 쏟는 용출지를 답사 여행으로 잇는 '벳푸 지옥 유람'을 만들었다. 온천 일주를 하면 자연스럽게 생리적 구매를 하게 되고, 충동 구매도 하게 되어, 온천을 즐기고 골목으로 관광객이 들어올 수록 지역 경제는 활성화된다.         


(벳푸에 들어서는 순간달걀을 굽는 뜻한 유황 냄새와 온천공에서 올라오는 수증기로 온천 도시에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벳푸시는 발전의 개념을 '살기에도 좋고 놀러 와도 좋은 마을 만들기'로 정했다이미지 출처 nipp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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