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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Mar 23. 2023

93엑스포와 도시기반, 홍선기 대전시장

관광의 도시전략 12

관광업계 등업, 제 1기, 대전시 명예 관광 통역 안내원


홍선기 대전시장은 93 대전 엑스포를 위한 도시기반을 마련한 엑스포 시장이다. 홍 시장은 엑스포를 준비하면서 김용성, 이봉학 시장 등 역대 시장이 추진했던 둔산 신도시를 만들고, 도로망을 세계 수준으로 정비했다. 관광 인프라인 교통과 음식점, 숙박 시설을 정비했다. 시민이 즐겨 찾는 구봉산, 장태산 등을 묶어 대전 8경이라는 지역 관광 콘텐츠를 만들었다.  이 덕분에 93년 대전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과학자, 첨단 기업이 모여 인류의 미래를  두고  기술과 장비와 건축을 한껏 뽐내며 경합했다. 유래 없이 1,400여만 명이 찾은 역대급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름으로써, 대전은 과학도시로써 각인되었다.  


나는 당시 서류 심사를 받고, 시청 회의실에서 외국인 교수 면접을 통과한 후, 제1기 ‘대전시 명예 관광 통역 안내원'이 됐다. 영어, 일어, 중국어, 러시아, 불어,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시민들을 발탁해서 외국인 안내를 맡긴 것이다. 



20여 명의 통역 봉사자는 시청 담당 과장, 계장, 주무관들과 함께 식장산, 계족산, 대청댐 등을 돌며 대전의 관광 명소를 확정했다. 홍 시장도 대전 8경 투어에 동행했고 식사하며 토론했다. 나는 틈틈이 유럽의 시티투어 방식을 설명했고, 오픈형 이층 관광버스가 도심을 오고 가는 것만으로도 마케팅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시는 버스를 이용한 시티투어를 시작했다. 홍 시장은 새로 만든 제도에 대해 열정을 갖고 현장을 세심히 살피는 목민관이었다. 


한참이 지난 후 몇 년 전에 시청에서 전화가 왔다. 새 시장이 취임했는데 통역 안내원을 다시 뽑게 됐다며 서류를 다시 내고 면접을 보라는 것이었다. 자원봉사 조직은 기존 회원을 토대로 새로운 봉사자를 충원해서 도시의 인적 자산으로 활용하고, 자발적인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봉사로 하는 일에 오라 가라, 무슨 서류를 내라 번거롭게 했다. 내용을 들여다보니 시장이 아니라 새 발령을 받은 의욕이 넘치는 신임 과장의 지시였다. 나를 포함한 다수의 초기 요원은 재응모를 하지 않았다. 


홍 시장께서 93엑스포를 준비하면서, 90년에서 92년 사이에 만들어 놓았던 시의 관광 인프라는 30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 도시 경제의 한 축은 지역 생산이고, 다른 통로는 외부에서 유입하는 관광과 투자유치인데, 대전경제에는 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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