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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나무 Mar 31. 2016

떠나자

임신부 혼자 여행하기


제주에 도착했다. 고기국수를 먹고 용두암 근처카페를 검색했다. 통유리 창문을 향해 앉을 수 있는 곳이다. 날이 흐리다. 비도 온다. 거의 색이 없는 바다와 회색 하늘의색이 비슷하다. 카페 창문 가까이에는 검은 현무함이 보인다. 쓸쓸한 무채색 풍경이다. 사실 제주는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많다고 한다. 누군가 말해주었다. 제주도 하면 에메랄드 빛 바다가 떠오른다. 하지만 자주 와도 그 바다를 볼 수 있는 날은 많지 않았다. 왜 나만 오면 이렇게 흐리지 생각했었다. 섬 날씨라는 것을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이제는 무채색 제주도 좋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 시간이 있어 좋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하루나 이틀만 머물다 가는 일정이었으면 지금 이 회색 바다가 너무 아쉬웠을 것이다. 일기예보에 삼일 후 부터 해가 그려져있다. 기다릴 수 있다. 흐려도 제주니까라고 생각하며 창 밖을 보고 있다. 카페에서 나오는 음악이 좋다. 꿈꿈이가 갑자기 막 움직인다. 헐렁한 원피스를 입었는데도 눈으로 보일 정도다.웃음이 나온다.


꿈꿈아. 여기가 제주도야. 엄마가 무지 좋아하는 곳이야. 꿈꿈이도 좋아하게 되면 좋겠다. 벌써 맘에 들어서 이렇게 움직이는거야? 엄마랑 여기서 재미있게 놀다가자.  


+2015.9월 나홀로 태교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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