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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unch Sep 24. 2015

다른 모든 눈 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힘겨운 첫사랑으로부터 도망치다가 때마침 열린 문 안으로 들어간 느낌

제목부터가 심상치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희경님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를 옭아 맨듯한 느낌 

여섯 편의 단편모음이었지만 한 편인듯한 무거운 우울감을 떨쳐낼 수 가 없었다 

그렇게 긴밀하게... 혹은 필연처럼...혹은 계획적인 것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는듯 했다 

어차피 이번 여름은 은희경님과 함께 하겠다는 의무감이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그렇게 미룰 수 없는 숙제를 해내야 하는 것처럼 나는 언제나 책과 함께 있었다 

힘겨운 첫사랑으로부터 도망치다가 마치 비를 피하듯 때마침 열린 문 안으로 들어간 거였다 

가슴에 쿵 하고 내려앉은 한 마디가 오래도록 뇌리에서 떠날줄 몰랐다 

오늘도 이 책을 덮으면 내 마음이 한 뼘쯤 더 자라 있으려나 

우울하지만 사람의 발길을 붙잡는...진솔하지만 자꾸 주변을 서성거리게 만드는... 

상처받지만 그럼에도 거부할 수 없는...조금 더 거리를 두고 싶으면서도 멀리 떨어질 자신은 없는... 

역시나 복잡하고도 미묘한 그만의 화법이 역시나 나를 바보로 만들어 버리는 것 같다 

그 긴장감은 오늘도 나를 슬프게 했다 

가슴이 시리디 시려 생긴 상처같은 느낌은 오히려 익숙함마저 느껴졌다 

그것은 바로 나 자신에 대한 상실감으로 이어져 아마 이번에도 헤어 나오기가 힘들것 같다 

이만큼 살았으면 세상에 적응될 법도 한데 나는 아직도 혼자가 익숙하고 편하다 

때론 무수한 인연과 관계의 끈을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때가 있다 

이렇게 삶은 영원히 내 인생에서 이방인일 수 밖에 없는지 인생이 여전히 낯설고 힘이 든다 

매일 매일의 낯선 느낌이 익숙함과 친근함으로   느끼게 된다면 

나는 좀 더 세상에 용기를 가지고 나아갈 수 있을지... 조금이나마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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