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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unch Sep 23. 2015

나는 철부지 엄마이다

믿는만큼 자라는 아이들

내가 자식을 키우는 엄마여서 그런지 자녀교육에 대한 책을 읽을때 많이 공감을 하고 재미있게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혼자서 웃고 혼자서 눈물이 핑 돌기도 하고

 나 또한 소중하고 예쁜 아이들의 엄마인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런 글을 써볼 수 있다면 행복하겠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함께 공감하는 내용은 요즘 자식을  위해서, 좋다는것 필요하다는 것은 내자식 내환경에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받아들이려는 부모가 많다는 점이다.

그것은 단지 부모가 느끼는 정신적 위안일뿐 정작 자녀에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도 모르는데,

그저 무조건적으로 도움이 될거라는 위험한 판단이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음이 중요하다.

즉 남이 좋다고 모두 좋을거라는 판단은 정말이지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들 셋을 키우면서 무방비하다시피 자유롭게 키웠다는데 

나 또한 자녀들의 선택을 대부분 자신에게 맡겼다.

그대신 조언을 구하면 충분히 내 입장에서는 말을 하지만 생각한 후의 결론은 반드시 본인이 하게 했다.

누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강요하거나 선택하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엄마들 사이에서는 이상한 엄마로 비춰지기도 하고 혹은 밖에서는 이런척하지만

 집안에서는 자녀를 달달 볶으며 누구보다 성취욕이  강하게 자녀를 키울 것이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 그 반대였다.

호기심을 끄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은 함께 보면서 뒹굴었더니 

나중에는 오히려 아이가 이제는 공부를 해야겠다며 오히려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람이 살다보면 아무리 좋은 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다.

그러면 그런 날에는 무엇이든 해봤자 그건 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 날은 무조건 하고 싶은 다른 것을 했다.

차라리 그렇게 해야 속을 비우게 되어 다음 과정을 선택적으로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비가 내리는 날에는 모든 스케쥴을 취소하고 빈대떡을 히히덕거리며 부쳐 먹는다던가 

날씨가 너무 좋은 날에는 그냥 마음이 내키는대로 실컷 놀아버리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비밀이 없었다.

싫으면 싫다고 좋으면 좋다고 어느 쪽으로 표현을 해와도 나는 무조건 동감을 표현했더니 

오히려 엄마는 어떻게 그렇게 속이 편하냐고 다그칠 정도였다.

한 마디로 엄마라기보다 그냥 철부지 친구같다고 할까? 

진짜 나는 철이 없다.불량식품 사먹고 배탈이 난 적도 있으며,하고 싶은 것은 참지 못하고 표현을 해야 하며,

달고나를 냄비 가득 끓이느라 시커멓게 냄비를 태운 적도 한 두번이 아니다.

자연히 아이들의 사생활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르는 것이 없다.

어떤 날은 학교에서있었던 일을 밤이 늦은 줄도 모르고 얘기하다가 늦잠을 자는 날도 다반사이며 

그래서 공부가 방해된다고 아이들이 복에 겨운 아우성을 칠 정도이다.

남들은 시험 하나에 목숨을 걸고 있지만 과감히 몇개월간 보따리를 싸서 여행을 했을때에는

 아이들은 놀랍고 넓은 세상 앞에서 커다란 생각을 품고 있었다.

자신의 존재가 큰 줄 알았더니 너무나도 작게만 보이면서도 세상엔 품어야할 꿈이 너무 많다는 점에 

눈을 크게 뜨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예쁘게 바르게 그러면서도 도전적으로 세상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기대 이상으로 다가왔다.

가끔 아이들이 하는 말 중에서 "엄마 아빠가 내 아빠 엄마인게 정말 좋아" 하는 말은 

나를 언제나 살아있게 한다.

가끔 남편이 하는 말 

"우리가 돈이 많은 부자는 아니어도 내 어깨가 당당해지는건 

이렇게 자랑스러운 아이들이 내 자식이라는것 때문이지" 그러면서 우리는 와인잔을 부딪친다.

우리는 가족이 모두 어깨 동무를 하고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그 든든한 울타리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강함을 알기에 우리들 웃음 소리는 끊어지는 날이 없다.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것이 행복하고 더 나은 내일이 있음을 알기에 우리는 힘을 내어 서로를 바라본다.

엄마로서 내가 아이들에게 한 일은 그저 철없는 엄마로 마음 편하게 믿어주고 바라보는 모습뿐이었다.

그 아이들이 내일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상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세상에서 가장 철없지만 행복한 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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