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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unch Sep 23. 2015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란......

출처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프랑스의 작곡가 모리스 라벨은 

1899년 루브르 박물관에서 벨라스케스가 그린 [왕녀 마르가리타]의 초상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는 피아노 연주곡을 만들었다.

이 소설의 제목은 거기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라고 한다. 

주인공이 스무 살이 되던 눈이 내리던 날을 시작으로, 

잔잔하고 평범하지만 조금은 그렇지 않은 너무나 못생긴 여자를 사랑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의 어머니는 무명인 그의 영화배우 아버지를 뒷바라지하며 묵묵히 평생을 살아왔다.

그런 아버지가 어느 날 그의 곁을 떠나고 어쩔 수 없이 홀로서기하는 어머니를 애닲게 지켜보며 

자신 또한 어쩔수 없는 삶을 살아간다.

어머니는 강릉에서 자신은 서울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데,

백화점의 주차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못생겼지만 자신을 잡아 끄는듯한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들 사이에는 역시 어머니의 자살로 인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요한이라는 인물이 함께 한다.

상처를 가진 세 사람은 서로 어울리며 그들만의 세상을 살아가지만 

 여자는 그들 곁을 떠나게 되고 남자는 여자를 찾아 헤매인다.

35년만에 극적으로 해후하게된 남녀는 아직까지도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다시는 헤어지지 않기로 사랑하며 살아가게 된다.  

또 다른 이야기...

여자를 찾아 나선 남자는 눈이 내리는 날 교통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요한과 여자는 결혼하여 죽은 남자를 서로 가슴에 묻고 살아간다는 이야기이다.  

물질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가 넘쳐나는 시대에 참 독특한 발상인 느낌이었다.

겉치레와 허세에 감추어진 인간의 부끄러운 본능들이 한 꺼풀씩 벗겨 나간다고 할까?

 어둠이 어둠을 감싸주며 상처가 상처를 치료해주는 아픈 세월과 사랑의 굴레 속에, 

15년을 기다리고 그리워하며 찾아내어 해후하는  그들의 사랑 방정식이 순수한 영혼으로 다가왔다.

모두다 왕녀를 보고 관심을 보일때 

그 옆에 있는 시녀를 바라볼 줄 아는 방식이 그들을 아픈 사랑으로 물들인 것인지,

두 가지 다른 결말로 끝내버린 시선이지만 어찌됐든 아픈 만큼 긴 세월의 흐름이었다.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켄터키 치킨과 맥주 한 잔을 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들이 생각날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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