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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나나타르트 Jan 26. 2023

하와이, 너의 이름은..


우리가 갔던 10월의 하와이는 유독 하늘이 맑았고     

덥지만 습도가 낮아 쾌적했다.     

때문에 찍는 사진들마다 보정없이도 훌륭한 작품이 되었고     

조금 오래 걸어도 땀흘리는 법이 없었다.



이곳에서 우리가 입을 모아 칭찬한것은 날씨와 풍경만이 아니었는데     

사람들의 운전매너가 정말 놀라운 수준이었다.     

신호나 속도준수는 기본이고     

무엇보다 보행자 우선에 양보운전이 몸에 베어있었는데 이것이 그 어떤 풍경보다 인상적이었다.



가장 강렬했던 관광지를 꼽자면 단연 쿠알로아랜치다.     

입구에서부터 기존에는 접해보지 못했던 원시적이고 신비로운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규모또한 매우 커서 자연에 압도당한다는 느낌이 이런건가 싶었다.



그래도 사람들이 하와이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바다때문일것이다.    

이름도 제각각인 해변들이 곳곳에서 사람들을 맞이한다.     

일년내내 따뜻한곳이어서인지는 몰라도     

우리나라 여름의 해변들처럼 수많은 인파로 붐비지 않는것이 좋다.     

그래서인지 하와이의 바다는 화려하지 않고 잔잔한 매력이 있다.



관광지라서일까     

아니면 여기가 미국이어서일까     

식당이나 호텔 종업원 뿐 아니라 길을 가다 만나는 사람들까지도 하나같이 친절하고 유쾌하다.     

먼저 인사하는게, 괜한 농담을 건네는 게 익숙하지 않은 우리에게는 어색하지만 내심 기분 좋아지는 만남이다.



하와이의 날씨, 그들의 교통문화와 멋진 자연환경,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여유'일 것이다.


이곳에서의 나는     

먼저 양보하고     

내가 먹고 마시고 즐기는것에만 집중하며     

작은 친절에 웃고      

예기치 못한 변수에도 전보다 훨씬 관대해진다.




이것은 지난 나의 일상 속 여유의 모습과는 달랐다.     

나는 여유가 있었지만 그것을 즐기며 살지는 못했다.  

   

많은 시간을 갖는게 오히려 시간낭비인것만 같아서     

남들보다 느리게 가는건 꼭 뒤처지는 인생인것만 같아서 

나는 항상 무언가를 꾹꾹 눌러담고 살았다.

비어있어야할 여유의 공간이 항상 무언가로 가득넘쳐 나는 쉴틈이 없었던 것 같다.     


하와이에서 만난 여유는 이런 나를 붙잡아 세운다.     

이제는 채우기를 멈추고 조금씩 비워내라고..     

내가 있는 자리에서도 충분히 즐기고 웃을 수 있는 여유있는 사람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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