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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홍 Oct 04. 2017

넷플릭스와 우버가 만나면

월정액과 온디맨드

넷플릭스가 성공한 기업일까요?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대단하지만 아직 시장의 승부는 결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율경쟁체제의 끝이 독과점으로 이어진다는 역사의 교훈을 따져보면 분명 시장의 결론은 있을 것이고, 그 최후의 승자에 넷플릭스가 이름을 올릴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점. 이건 현재의 상황을 보면 쉽게 전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넷플릭스가 잘 나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조직문화가 군대식이라? 최고의 인재를 갈아마시는 리틀핑거 닮은 리드 헤이팅스 형님의 영도력? 맞는 말이지만 대충 이런 말들이 있습니다. 강력한 큐레이션 서비스와 독점 콘텐츠. 


콘텐츠 큐레이션에 집중한 것은 넷플릭스가 미디어 소비 패턴을 바꿀 수 있고 이를 선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신의 한수입니다. 아주 독사처럼 넷플릭스를 떠날 수 없게 만들어요. 여기에 시청 패턴의 변화. 나르코스 시즌3 나왔을 때 전 눈물을 흘렸어요. 넷플릭스가 너무 고마워서. 폭식시청은 사랑입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도 사랑이죠. 호불호는 있지만 전 마르코 폴로도 사랑합니다. 독점 콘텐츠. 애플과 페이스북도 따라오는 지점이에요. 아. 옥자도 있겠네요. 독점 콘텐츠 전략을 로컬 전략과 잘 묶어내어 콘텐츠 역직구를 경험하게 해주는 플랫폼 전략의 정수입니다.

파초. 너가 그렇게 죽을줄은 몰랐다...

여기에 전 하나를 더 추가하겠습니다. 바로 월정액 모델. 일정한 금액을 내면 마음껏 콘텐츠를 보여주는 넷플릭스의 월정액 모델이 큰 역할을 했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이는 방금 말했던 미디어 소비 패턴의 변화 연장선에 있습니다. 매력 덩어리죠. 그러니까 코스트코 모델과 약간 비슷하면서 달라요. 멤버십을 통해 생태계를 지원하지만 코스트코는 원정액 낸다고 물건 공짜로 주지는 않죠. 그런데 넷플릭스는 그걸 합니다.


사실 월정액 모델은 헬스클럽 비즈니스 모델과 비슷해요. 이게 뭔 뜻이냐. 사업자 입장에서는 월정액을 끊은 이들이 최대한 많은 사용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집 앞의 수영장에 월별로 돈 따박따박 내면서 실제로 간 것은 4일에 불과한 것처럼. 사업자들은 월정액 모델을 추구하며 '가능하면 고객이 사업장에 오는 것을 반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180도 달라요. 어서 들어오라고. 마음껏 쓰라고 합니다. 수영장 사업자와 왜 다를까요. 간단합니다. 온라인이니까. 망 중립성 이슈만 아니라면 많은 사람들이 월정액 끊고 마음껏 콘텐츠를 감상해야 자체 생태계가 커지니까. 그 과정에서 넷플릭스가 부담하는 비용은 표현이 어울리지 않지만 일종의 한계제로비용의 마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수영장 가면 수영장 사업자는 청소해야죠. 물 관리 해야죠. 돈 들어갑니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통신사랑 쇼부만 잘 치면 됩니다. 차라리 클릭해서 더 들어와 입소문 내주길 바라죠.


여기서 재미있는 상상. 온라인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진 넷플릭스의 월정액 모델을 우버의 온디맨드와 엮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공유경제는 개소리고. 우리가 보는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모두 온디맨드 플랫폼 사업자입니다. 이들은 소비의 합리화를 위해 자선사업하는 사업자가 아니에요. 돈 벌려고 플랫폼 사업하며 수요에 공급을 이어지는 거죠. 수요가 발생하면, 공급을 대어준다.

월정액으로 모델을 만들어 온라인 기반의 사업 기반을 만든 후 온디맨드 방식을 더욱 적절하게 더한다면? 그러니까 넷플릭스의 월정액 서비스를 받는 고객이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온디맨드 방식으로 플랫폼 사업자에게 요구한다면? 뭔가 월정액 사업자의 비전이 깨지는 느낌이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월정액 사업의 또 다른 가능성을..아니 돈 벌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으십니까? 여기에 블록체인으로 종합 플랫폼의 역사를 촘촘히 기록하고 실제적인 콘텐츠 니즈에 대한 추적까지 더한다면?


월정액 모델은 온라인 기반으로 잡고, 온디맨드를 통해 다른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 뭔가 그럴듯한 것들을 다 끌어모아 잡탕을 만드는 기분이지만 또 짬뽕이 특유의 매력이 있잖아요? 어떠신가요 여러분의 생각은? 그냥 뭐...추석날 멍하니 컴터앞에 있다가 주절거렸습니다. 아, 네 뭐....즈..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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