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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홍 Mar 02. 2018

우리, 네이버 너무 심하게 까는거 아닙니까?

플랫폼과 시장 독과점, 오너 리스크

지난해 네이버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특히 주목하는 곳은 플랫폼 공공성입니다. ICT 플랫폼을 통해 사업을 전개하는 네이버가 플랫폼 공공성을 상실할 경우, 생태계 조성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스몰 비즈니스 전개하며 기술기반 플랫폼 전략을 추구해도 플랫폼의 신뢰도가 낮아지면 무슨 소용입니까. 여기에 시장 독과점, 이해진 총수 지정 등의 이슈까지 겹치니 상황은 더 복잡해집니다.


네이버의 위기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는 플랫폼 공공성 상실, 둘째는 규제와 시장 독과점 이슈, 세번째는 일종의 오너 리스크이겠네요.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플랫폼 공공성 상실
네이버의 플랫폼 공공성, 신뢰도 상실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지난해 스포츠 콘텐츠 조작 이슈가 터지며 문제가 커졌습니다. 야구 전문기자인 엠스플뉴스의 박동희 기자의 폭로로 시작된 스포츠 콘텐츠 조작 이슈는, 기어이 "조작의 몸통은 한성숙 대표"라는 말이 나오기에 이르렀습니다.


네이버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한 임원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고, 그 임원을 고작 1년 면직 처분 정도로 내린 것도 외부인들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뉴스 콘텐츠 입점의 권한을 포털뉴스평가위원회에 돌리는 등 최대한 플랫폼 권력을 놓으려던 스탠스를 보여줬으나, 스포츠 콘텐츠 조작 이슈는 이 모든 노력을 단번에 날려버렸습니다.


다만 냉정하게 생각해서, 네이버가 신뢰를 잃은것은 맞지만 비슷한 사건 모두에 색안경을 끼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댓글 조작과 뉴스 밀어내기 이슈입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댓글 조작은 네이버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홍보 대행사가 소위 부정기사를 밀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언론사 몇 곳을 섭외해 클러스터링 밀어내기를 시도한 정황이 보이는데, 여기에 네이버가 일조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잘 생각해야 합니다. 플랫폼 사업자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생태계를 모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생태계 조성을 위해 모여든 무수히 많은 객체들 중 일부가 사고를 친다고 가정했을때, 그것이 온전히 네이버의 과실일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가 관리감독을 충실히 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네이버가 댓글 조작이나, 뉴스 밀어내기 등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 네이버에 쏟아지는 비판은 분명 과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장이 열렸고 상인들이 몰려듭니다. 시장은 번영회를 꾸려 점포의 상태도 점검하고 상품의 질을 일정정도 유지시켜 상인들로부터 임대료를 받으려 하지요. 그런데 일부 상인들이 몰래 불법 성인용품을 팔았다고 칩시다. 해당 상인은 철퇴를 맞고 디져야 하고, 시장 번영회는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만 지면 됩니다. 번영회가 성인용품을 직접 판매한 것이 아니잖아요? 댓글 조작 이슈에서 만약 사실로 밝혀진다면 댓글 조작한 사람들은 조져야 합니다. 다만 네이버는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대안을 꾸준히 마련하면 그만이라는 뜻입니다. 만약 이런 일이 게속된다면, 네이버는 망하면 그만입니다. 뉴스 밀어내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홍보 대행사 조지고 법적 처벌을 물어야 합니다. 네이버는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만 지라고요. 인공지능을 붙이든 뭘 하든 말입니다.


네이버 플랫폼 공공성에 대해서는, 네이버는 전적?이 있기 때문에 분명 진정성에 무리가 따릅니다. 하지만 네이버가 직접 댓글을 조작하거나 뉴스 밀어내기를 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네이버가 스스로 경찰에 댓글 조작 이슈를 수사의뢰한 행간에는, 이러한 답답함이 배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생각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네이버에 쏟아지는 비판은 분명 과합니다. 잘 아꼈다가 나중에 실체를 드러낼 십알단, 올알단 조집시다. 뉴스 밀어내기 하려는 대행사 어딘지 파악해서 문 닫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가 신뢰를 완전히 상실한다면, 네이버는 알아서 망할겁니다. 망하지 않으려면 뭐든 할겁니다. 네이버는.


#규제와 시장 독과점 이슈
글로벌 ICT 역차별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분명 실체가 있지만, 이를 말하는 네이버도 스타트업 업계에는 분명 초월적인 갑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주로 이커머스 관련 시장에서 이 말이 자주 나오더군요.


그런데 불편한 지점은, 우선 플랫폼 사업은 원래부터 독과점을 추구하는 것이 정체성이라는 점. 다만 이 부분은 상생의 아름다움을 위하여 잠시 접어둡시다. 집중해야할 부분은 비판의 상대성입니다.


아마존 아시죠? 4차 산업혁명의 총아. 위대한 제프 베조스 형님. 그런데 아마존은 국내 사정에서 보면 완전 문어발 대기업입니다. 골목상권 죽이기의 대명사이자 완전 죽일X이 될 수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빅데이터에서 클라우드를 넘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시대를 아우르려면 통합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대목입니다. 알리바바는 신유통 내세우며 오프라인 진출하고 있고 최근에는 어러머도 먹었습니다. 아마존은 배달까지 하려고 한다네요?


네이버는 스스로 '우리는 이커머스 기업이 아니다'고 말합니다. 오픈마켓의 반발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합시다. 네이버가 이커머스 기업이 되면 않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법적인 부분 차치하고, ICT 플랫폼 관점에서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 수 있습니다. 알리바바와 아마존 보시라고요. 왜 그들은 찬사를 받고 네이버는 욕을 먹나요?


비판의 행간을 봅시다. 먼저 오픈마켓. 저는 냉정한 경쟁의 잣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픈마켓은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가 오픈마켓 시장을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럼 그대들도 네이버에 대응할 방법을 찾으세요. 없으면 고사하시던가. 너무 잔인하다고요? 당신들은 업자들에게 완벽하고 온화한 플랫폼이었나요? 스몰 비즈니스에서 인사이트를 주고, 도움을 크게 주고 있나요? 갑질 전혀 않해요?


네. 이건 약간 무리하게 나간 말이라는 거, 압니다. 사실 네이버가 검색 서비스 내세워 이커머스 장악하기 시작하면(아예 한 것 같은데) 오픈마켓은 답을 찾기 어렵겠죠. 모두 다 같이 먹고 살아야 하는데 그죠? 죽으면 않되는거죠? 딱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최소한 카풀 서비스와 택시기사들의 대립을 보며 택시기사들을 구시대의 유물로 비판하는 사람이라면, 네이버 욕하지 마세요. 신사업의 등장으로 구사업이 반발하는 것 보기가 싫다면, 이 부분에서 네이버와 오픈마켓의 관계정립도 다시 해야 합니다.


네이버가 특정 생태계를 다 먹으면 다양성이 사라진다. 네이버가 횡포를 부릴 것이다. 이런 지적은 그나마 타당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구글과 애플이 모바일 운영체제 독점한 후 어떤 일이 생겼나요. 이 세상에 구글과 애플만 살아있나요? 그 둘이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그 하부 생태계에서 먹고사는 플레이어들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하나의 단독 생태계가 만들어졌다고 하나의 색만 채워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권력의 집중이 그나마 우려할 부분인데, 정말 재수없는 말일 수 있겠지만 이건 플랫폼 사업의 승자가 가져갈 수 있는 당당한 전리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욕망, 동력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규제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네이버 연 매출 4조원입니다. 그냥 이것만 말할게요. ICT가 워낙 발전하면서 관련 사업이 뜨고 있는데, 이것이 생활밀착형으로 들어오며 사안이 민감하게 보이는 것 뿐입니다. 정치권에 호소합니다. 네이버 잡을 시간에 삼성과 LG와 같은 대기업 살펴보세요. 기술과 혁신, 소프트웨어 마인드, 글로벌 기업의 최강자 자리에 구글과 애플이 있음을 알고 좀 밀어줍시다.


#오너 리스크
한참을 쓰다가 지웠습니다. 그냥 이건..안타깝다는 생각만 전하고 갈음하겠습니다.


#정리
네이버는 플랫폼 사업자입니다. 강력해요. 하지만 가지고 있는 권력을 분산하려고 노력하며, 중요한 점은 플랫폼이 직접 생태계 세세한 곳에 터치하지 않는다는 것.

네이버가 최고의 기업이다?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국내 ICT 업계의 고질적인 폐혜를 다수 남기기도 했습니다. 다만 최근의 비판 분위기가, 너무 과한 것 같아 첨언하는것 뿐입니다. 깔때는 까야합니다. 그런데 최소한, 생각은 하고 까자는 겁니다. 쓰고보니 무슨 네이버 광신도 같네요. 누구보다 가열차게 까겠습니다. 다만 저는 이성적으로 까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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