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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홍 Jul 19. 2019

가라, 일본으로

"석 달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겠소"


1907년 1월 29일 대구 출판사인 광문사 특별회의장. 인파가 구름처럼 몰려온 가운데 광문사 사장 김광제와 부사장 서상돈이 나타났다. 일순 모두가 숨을 멈췄고, 사장과 부사장은 굳은 얼굴로 자기가 애지중지 아껴오던 담뱃대와 담배쌈지를 부쉈다. 그리고 좌중을 돌아보며 '금연'을 선언했다.


자기 건강을 생각해서 금연하겠다는 의지를 뭐 이리 거창하게 할까. 아니었다. 이들은 석 달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고 돈을 모은다면 월 20전씩 60전을 절약할 수 있고, 여기에 2000만 동포들이 동참한다면 거머리같은 일본의 차관공세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유명한, 국채보상운동(國債報償運動)의 시작이다.


국채보상운동은 명확한 계획이나 비전으로 시작된 주권수호운동은 아니었다. 그러나 청일전쟁 이후 본격화된 일본의 차관공세에 대한제국의 외채가 1300만원을 넘기던 시기 "뭐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민중의 의지로 시작된 장엄한 역사의 한 페이지다. 그 뜨거운 참여의 장에는 지위고하가 없었다. 고종 황제도 금연을 선언했고 학생과 교사, 술장수, 백정, 인력거꾼도 악착같이 모은 돈을 내며 거대한 역사의 강줄기를 끌어갔다. 고관 대작의 황금 지갑에서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서럽게 번 동전까지. 국채보상운동은 한민족의 끈기와 실력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증거로 후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시 국채보상운동은 조선반도를 관통하는 뜨거운 열풍 그 자체였으나, 방해하는 세력도 존재했다. 당장 일제는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하는 대한매일신보를 끈질기게 괴롭혔으며 나중에는 횡령 수사를 핑계로 운동 자체를 분쇄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민족 박역자들도 한 몫을 했다. 그들은 국채보상운동의 덧없음을 냉소하며 '우매한 반도인'들을 경멸했다.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후자는 더 큰 아픔이었다. 결국 국채보상운동은 실패로 끝났다.


시간은 흘러 2019년 7월. 차관공세로 대한제국침공에 나서던 일본이 이번에는 반도체 핵심소재를 무기로 또 다시 전쟁을 선포했다. 한국은 대한제국시절 국채보상운동처럼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며 반격에 나섰다. "석 달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겠소"에서 "무기한 마일드세븐을 피우지 않겠소"로 변했다. 달라진 것은 없다. 달라진 것은 없어서, 국채보상운동의 덧없음을 냉소하며 '우매한 반도인'들을 경멸하던 이들도 여전히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남아있다.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바로 이 '#선비'들의 이야기다.


#들어가며
아,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 전제하고 싶은 것이 있다. 필자는 종합경제주간지에서 IT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는데 주로 외신을 많이 본다. 그러면서 참 재미있는 생각을 했는데, 아무리 세계가 기술로 연결되고 탈국경의 시대를 맞이한다고 해도 국가와 민족의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내부가 아닌 외부의 이야기를 할 때 미국 언론은 미국에 좋은 이야기를 하고, 중국 언론은 중국에 좋은 이야기를 한다. 팔이 안으로 굽는 수준을 넘어 휘어버린다. 우리나라 언론이 이쪽 방면에서는 아주아주아주 밸런스(?)가 있다.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인류는 개인, 씨족, 부족, 민족, 국가까지 공동체를 확장했으나 아직 그 이상의 공동체는 경험하지 못했다. 스타크래프트에 보면 지구연합동맹인가 뭐시기가 나오며 온 지구를 아우르는 세계정부가 등장하던데. 지금 상황으로는 어렵지 않을까. 여튼 인류는 민족과 국가 이상의 공동체는 경험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은 자기가 속한 최대 공동체인 민족과 국가의 이득을 자신과 동일시한다. 외부와의 싸움에서는 특히 더. 이건 당연한거다.


#일본의 기습, 그리고 불매운동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일본은 2019년 7월 4일부터 한국에 대한 핵심 소재 수출 규제에 돌입했다. G20 회의에서 의장국으로 활동하며 자유무역주의 수호를 외치던 것이 불과 며칠전. 일본은 한국에 전쟁을 걸어왔다.


핵심 소재 수출 규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리티컬하다. 완전한 금수 조치는 아닌데다, NHK 등에 따르면 일부 완화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은 것 같으나 반도체라는 중간재 수출을 주력으로 삼은 한국 경제와 기업에 일본의 소재 분야 수출 규제는 매우 심각한 사태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공급 차질로 인한 영향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생산이 10% 줄어들 경우 한국 GDP는 0.4%, 경상수지는 100억 달러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제재는 용이주도하다. 안보상의 이유를 내걸면서 경제전쟁의 당위성을 동시에 가지려 한다. 징용공 논란과 대북제재 위반 등의 패러다임을 번갈아 사용하다가 이제는 거의 묻지마 제재로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 묻지마 제재도 실상은 치밀하다. 일본 정부가 규제 대상에 올린 극자외선(EUV) 레지스트가 단적인 사례다.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하는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에 나아가려는 직전에 EUV 전략의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여기에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추가 제제가 결정되면? 지난해 전체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1%, 수출 성장 기여율은 92%다. 이게 막히면 어떻게 될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소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오죽하면 검증되지 않은 중국과 러시아의 불화수소를 테스트하고 있을까.


보아하니 미국과는 이야기가 끝났다는 말도 나온다. 일본은 참의원 선거를 통해 의회권력을 확실히 장악한 후 평화헌법을 제정,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되고싶어 한다. 이건 아베 총리가 누차 이야기한 대목이다. 한일의원연맹 한국측 회장인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의 경제보복이 대일본제국 부활을 꿈꾸는 대세계전략 논리의 하나가 아닌가는 의구심을 저버릴 수가 없다"고 말한 이유다. 미국은 어떨까. 실보다 득이 많다.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되면 엄청난 무기를 판매할 수 있고 군비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일본이 한국의 반도체 인프라를 꺾어주면 미국 마이크론 등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의 반도체가 실리콘밸리 기업에 수급되지 않으면 애플 등이 타격을 받지 않냐고? 잊었나. 지금은 미국 대선 전초전이 벌어지는 시기고 실리콘밸리는 트럼프의 정치적 숙적인 민주당을 지지한다. 심각한 사태까지 벌어지지 않는 이상 트럼프 대통령은 눈의 가시인 실리콘밸리가 어느정도 타격을 받아도 감내할 용의가 있어 보인다.


#"이건 아니지"
사태가 심상치않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한국에서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노노재팬 등 사이트가 등장하는 한편 일본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여행을 포기해 일본 지역경제에 타격을 주자는 말도 나온다.


여기서 재미있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일각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들이 말하는 논리는 다음과 같다.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효과도 없다. 괜히 피곤하다. 그리고 지금의 한일 악감정은 한국(혹은 문재인 정부)의 책임도 크다. 지나치게 감정적인 접근은 지양하는 것이 좋고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일본과 협력하는 한국 경제인들을 고려해야 한다]


일리가 있다. 그런데 이런 접근은 #라 위험하기도 하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살펴보자. 우선 큰 틀에서 전제할 것 하나. 지금 전쟁중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전은 엄청난 비중을 가지고 있다. 이게 무너지면 한국 경제는 끝이다. 모두가 동의한다. 요거 잊지 말고 세부적인 각론으로 들어가자.

먼저 [오래가지 못한다]는 논리. 이건 말할 가치도 없다. 오래가든, 오래가지 못하든 그건 한국의 선택이다. 전략적 판단이 들어가거나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해 결정될거다. 지금 당장 오래가지 못한다는 이유로 불매운동을 하지 말자고 하는건, 그래 그건 일본에서 할 말이다. 우리는 논할 가치가 없다. 상황에 따라. 이건 상황에 따라 가는거다. [효과가 없다]도 애매하다. 한국에서 일본맥주 판매가 40%나 떨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또 승승장구하는 일본 기업도 있을거다. 이 역시 상황에 따라. 선택은 한국이 하는거다. [피곤하다]고 말하는 건 왜 이런 말을 하는건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전쟁이 났는데 반격하기 피곤해 다 죽자는 건가.


[지금의 한일 악감정은 한국(혹은 문재인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말에는 조금 흥미가 생긴다. 타당한 구석도 많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의 책임이 크다는 말. 그래. 이건 맞다. 한국 정부는 이승만 정권 당시부터 내부 정치를 위해 일본을 철저히 이용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뭔 일만 생기면 일본을 걸고 넘어졌고, 일제 강점기 시절이 생생하던 국민들을 자극했다. 그러면서 친일파를 등용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타도 일본'을 남발하며 국내정치용으로 쓰니, 일본 입장에서는 좋을리가.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 처럼 군사정권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일본에 차관을 땡겨오며 정치자금으로 일부 유용했고, 국민들의 반일감정을 교묘히 자극하면서도 뒤로는 일본에 고개를 숙였다. 혹시 세지마 류조를 아는가. 만주 관동군의 장교이자 일본 우익 정치자인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멘토였고, 전투환 전 대통령의 스승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0년 8월 세지마 류조를 찾아가 고개를 숙이며 "국민들을 결집할 수 있는 묘안을 조언해 달라"고 하자 세지마 류조는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말도록 놀자판을 만들어주라며 올림픽 유치를 해보는것이 어떻겠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출처-손정목, 서울도시계획이야기)


이명박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취임 첫 해 일왕을 만났으나 임기 말에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해 일본을 자극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일본이 동맹이 아니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하다니. 이건 실수다.


다만 여기서 우리의 허물을 훑어내기전, 일본의 허물도 봐야 한다는 거다. 일본의 입장은 일관적이다. 이미 과거사 문제는 끝났고, 일본은 충분히 배상을 했다는 것. 왜 이런 말을 할까. 지난 독재정권시기 졸속으로 추진된 협약 때문이다. 이건 우리의 패착이지만, 일본의 패착이기도 하다. 당장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법원의 징용공 판결만 봐도 한일 두 나라의 졸속 협약이 여전히 실타래를 풀지 못했기에 벌어진 일이다. 일본이 '미안해'라며 괴상한 재단을 통해 징용공 문제와 성노예 문제를 퉁치는건. 일본이 과연 정상국가가 맞나 싶을 정도의 의구심을 들게 만든다.


심지어 일본도 한국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베 내각 최악의 위기였던 사학 스캔들이다. 2017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그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지방 사학재단의 국유지 헐값 매입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의혹에서 출발해 확산된 스캔들이며, 당시 궁지에 몰린 아베 내각은 북한 카드를 꺼내 26%까지 떨어진 지지율을 50%로 올리는 기적을 보여줬다. 일본은 임진전쟁 당시부터 내부의 불만을 한반도에서 푸는 전략을 한번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의 한일 악감정은 한국(혹은 문재인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말은 결론적으로 틀렸다. 두 나라 모두의 잘못이며, 또 문재인 정부만의 잘못도 아니다.


#제일 재미있는 말
[지나치게 감정적인 접근은 지양하는 것이 좋고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일본과 협력하는 한국 경제인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개인적으로 제일 흥미로운 주장이다. 이 말을 하는 #선비들은 본인들이 차분하고 냉정하며 균형적인 인물이라고 스스로 기특해하겠지만, 사실 엄청 순진한 위인들이다. 그리고 냉엄한 전장에서 이러한 순수함은 #라 위험하다. 적보다 더 무섭다.


우선 지나치게 감정적인 접근을 지양하자는 말. 당연하다. 이건 도덕 교과서나 서점에 가면 발에 걸리는 처세술, 자기개발서에 나오는 말이다. 지극히 맞는 말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감정적인 접근은 뭘까. 막 일본차 때려 부수고 일본 상점에 불지르고, 굳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불매운동을 강제하지 말자는 것일까. 혹시 이런 것을 생각했다면 넣어둬라. 중국에서는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분쟁 당시 그랬다는데, 한국에서는 그런거 하면 미친자 취급 받는다. 간혹 나오기는 한다는데 절대 지금의 불매운동 원류는 아니다. 일부의 사례로 확대해석하는 자는 침소봉대의 우를 범하는 거다. 최근 일본차에 김치테러를 했다는 말이 나왔는데 그게 그냥 취객이 토한거였다지?


그렇다면 '감정적인 접근을 지양하자'고 말하는 사람이 왜 위험한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는 걸까.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잘 벌어지지도 않는 극단적인 사례에 벌벌 떨면서도 '약간의 감정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아사히 신문은 19일 일본 경제산업성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일본의 경제제재가 문재인 정부를 정조준하고 있다고 겨냥했다. 고위 간부는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 징용공 문제에 대한 한국 쪽 대응은 지독한 행위"라면서 "문재인 정권이 계속되는 이상 규제를 계속할 수 밖에 없다"고 발언했다. 자. 일본은 경제를 무기로 한국 정치 권력을 바꾸고 싶어한다. 생각해보면 일본이나 중국 입장에서 한국처럼 이해되지 않는 나라도 없겠지. 지엄하신 윗 분들의 권위에 도전해 국민들이 권력을 바꾸는. 아시아는 물론 민주주의의 본산이라는 유럽에서도 보기 어려운 나라니까.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 그래서 말 잘 듣는 정권을 한국에 세우고 싶은 거다.


이때 한국 정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싸워야 한다. 그리고 타협해 유리한 고지를 점해야 한다. 이건 정부의 역할이다. 그런데 정부가 이 역할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파워게임만 횡행하는 국제정치? 유엔? 변함없는 국민들의 지지다. 그리고 국민들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통해 현 정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 글 처음에 말하지 않았나. 인류는 국가와 민족 외 큰 공동체를 만들지 못했다고. 지금 다 죽게 생겼는데 싸움에 나서는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할 것 아닌가. 여기서 감정적인 일치단결은 정부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는 일본과의 협상카드가 된다. 비단 불매운동에 따른 일본의 경제적 손실보다, 이게 더 중요하다. 알겠는가? '에헴, 감정적이지 말아야 한다'고 뒷 짐만 지는 당신이 어리석은 것을. 최근 '오글거리다'는 표현의 등장으로 한국인의 감수성이 메말랐다는 우스개소리를 들었는데, 이게 우스개소리만은 아니다. 감정의 흐름을 통제하지 못하는 역량부족으로만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 지금 다 죽게 생겼다.


일본과 협력하는 한국 경제인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 일리가 있다. 일본 제품을 취급하는 한국 경제인들은 분명히 불매운동의 타격을 받을 것이고, 그들고 한국인이고 누군가의 가장이자 아들, 딸이다. 그러나 이 논리가 불매운동의 반대 논리로 사용되는 것은 너무 허술하다. 조금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일본과 협력하는 한국 경제인과 반도체, 가전 사업에 종사하는 한국 경제인 중 누가 더 많을까? 당연히 후자다. 전자를 살리자고 불매운동을 하지 말자고 하는건 일본의 제재가 얼마나 크리티컬한지 잘 모르거나, 혹은 난 일본이 좋은데 사람들이 불매운동한데. 힝. 슬퍼. 뭔가 불매운동 하는 사람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이 없을까?라면서 두리번대다가 찾은 조잡한 논리다.


물론 이들을 외면해서는 않된다. 그렇다고 불매운동을 멈추면서 전쟁터에 나선 정부를 버릴 수도 없다. 여기서는 플랜가 나와줘야 한다. 불매운동에 피해를 입는 한국인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 외에는 길이 없다는 점. 밝혀둔다.


#결론은
불매운동은 필요하다. 비단 경제적 문제를 떠나 일본 정부와 싸울 수 있는 한국 정부에 명분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우리도 물론 실수한 것이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금은 전쟁상황이 아닌가. 전쟁상황이라고 무자비한 야만성만 드러내자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일치된 마음을 모을 필요는 있고 이를 일본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거다.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부작용은 운용의 묘로 메워야 한다. 기회비용을 따져봐도 이 길 외에는 없다.


개인적으로 친일파라는 말을 싫어한다. 친일파는 필요하고, 일본은 싫으나 좋으나 우리와 함께 가야한다. 이 과정에서 친일파가 필요하다. 지일파, 친일파가 양국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쟁상황은 예외다. 우리도 살아야 할 것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다 죽게 생겼는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선비 행동을 보인다면 정중히 권하고 싶다. 선생님. 일본으로 가 주십시요. 지금은 당신이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다. 제발요.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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