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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홍 Sep 22. 2022

태국에서 만난 중국 기업 화웨이

입체적 고민 필요할 때

최근 태국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의 연례 ICT 행사인 화웨이 커넥트 2022가 태국 방콕에서 열렸기 때문입니다. 팬데믹 여파로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렸고, 무엇보다 매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던 행사가 처음으로 화웨이 아태 지역 본부가 있는 태국에서 막을 올려 나름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와 별도로 저는 지금 죽어가고(...) 있습니다. 평상시에도 홍삼액을 링거삼아 주둥이에 꽂고 다니며 유령처럼 필드를 뛰던 상황에서 화웨이 출장 직전 강원정보문화산업진흥원 ICT 특강을 소화해야 했으며, 화웨이 출장 직후 바로 부산으로 날아가 두나무 UDC 1박 2일 행사를 소화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여담이지만 태국 방콕에서 인천으로 들어올 때 비행 초반 기내식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운 후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니 인천이더군요(....) 그렇게 새벽 5시에 인천에 들어와 김포로 이동해 오전 8시 비행기를 타고 김해로 가던 중 잠시 또 눈을 감았을 뿐인데 옆사람이 흔들어 깨워줘서 일어났습니다. 눈을 감을때마다 막 주변이 바뀌어요. 순간이동한 줄. 새로운 능력이 생겼습니다. 막 눈을 감았다 뜨면 막 다 변해있고 어후. 이럴거면 뭐하러 넷플릭스 드라마를 그렇게 왕창 다운받은 것일까...  

행사장

태국으로 온 화웨이

화웨이가 태국에서 커넥트 행사를 연 이유는 무엇일까. 디지털 경제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파트너들이 필요하고, 그 파트너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실제로 화웨이는 이번 행사는 태국은 물론 두바이 등 몇몇 나라에서 순환하듯이 한다고 합니다. 오직 파트너들을 만나기 위해.


솔직히 코로나 봉쇄 영향이 커서 행사를 상하이에서 열기 부담스러워 외부를 찾던 중 '파트너에게 다가간다'는 그럴싸한 명분을 붙인 것 아닐까라는 '검은생각'을 해봤지만. 화웨이가 태국 행사를 보여준 진정성을 고려하면 그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사실 미중 패권전쟁의 유탄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 화웨이는 우군을 더 확보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확률이 높은 곳이 바로 태국이 속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겠지요. 무엇보다 각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끌어내는 마중물, 즉 플랫폼 역할을 하고싶어 하는 화웨이 입장에서 발전 잠재력이 큰 아태지역은 더할나위가 없는 파트너일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올해 행사는 화웨이 클라우드 스택을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디지털 경제 활성화라는 큰 그림을 그려두고 핵심 무기로 클라우드 스택을 선정한 후 이를 통한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아태지역 파트너들과 함께하겠다는 전략이지요. 당연히 그 중심에는 화웨이가 있기를 원합니다.


참고하면 정신건강에 약간 도움이 되는 기사  : [화웨이 커넥트 2022] 화웨이 클라우드 스택이 특별한 이유


파트너와 함께하기 위한 매력 포인트

여러분은 친구를 사귈때 어떻게 하나요? 마음이 맞고, 통하면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뭔가를 주고 받는 그런 개념은 별로 없지요. 아니 있나..있어도 그건 전제일 뿐, 핵심은 아닐겁니다. 아닌가..


다만 기업 비즈니스에서는 철저하게 주고 받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상대방 기업이 좋아서. 그 기업 대표가 끌려서 막 퍼주면 배임으로 걸려 철컹철컹입니다. 철저하게 주고 받고. 그 위에 신뢰를 쌓아야죠. 무엇보다 먼저 다가가려는 기업은. 특히 큰 판을 깔아 많은 친구들을 사귀며 공통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기업은 이런 측면에서 더 철저하게 움직이면서 초반에 무언가를 주어야 합니다.


화웨이도 마찬가지입니다. 화웨이는 강력한 기반 기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디지털 경제의 근간을 일으킬 수 있는 '실력'이 있다고 말합니다. 다만 기반 인프라 기술이기 때문에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금융과 에너지 및 교육 등 다양한 영역의 디지털 전환을 끌어낼 핵심 기술은 있으나 이 기술을 활용해 줄 기존 산업 영역에 속한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당근들을 내놓을 수 밖에 없지요.


실제로 화웨이는 디지털 경제 전략의 핵심인 클라우드를 필두로 Go Cloud, Go Global을 런칭해 다양한 파트너들에 대한 지원에 나선다고 발표했으며 강력한 디지털 인재 양성 지원 로드맵도 공개됐습니다. 

Go Cloud, Go Global 선언

현장에서 실물이 아닌 메타버스로 만난(격리 이슈가 있어 현장에 오지는 않았습니다...힝)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은 "화웨이는 새로운 인재 육성을 위해 더욱 광범위한 디지털 생태계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우, ‘아세안(ASEAN) 아카데미’와 ‘씨드 포 더 퓨처(Seeds for the Future)’ 프로그램을 통해 2026년까지 디지털 인재 규모를 50만명까지 확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화웨이 임파워 프로그램(Huawei Empower Program)도 있습니다. 오픈랩스(OpenLabs)를 통한 파트너와의 공동 혁신을 추진하는 한편 새로운 프레임워크, 새로운 플랜, 통합 플랫폼으로 파트너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에 집중한다는 설명입니다.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기반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화웨이 ICT 아카데미(Huawei ICT Academy)와 화웨이 공인 학습 파트너(Huawei Authorized Learning Partner, HALP)를 통해 인재 풀을 구축할 예정이며 향후 3년 간 글로벌 파트너 지원을 위해 해당 프로그램에 3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굳이 외국 기자들을 태국에 불러놓고 본인은 메타버스로 나타난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

좀 이용해(?) 보자

화웨이가 내놓은 당근은 물론 양면적이에요. 달콤하지만, 한 번 중독되면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 친구가 나한테 맛있는 사탕을 줬어요. 너무 맛있어. 그래서 앞으로는 그 친구 말을 잘 들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친구가 반장선거 나오면 투표는 물론 지지연설 정도는 해야 해요. 또 그 친구가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같이 싫어도 해줘야 할지 모릅니다. 계속 사탕을 받으려고. 네. 종속되는 거죠.


그런데 말입니다? 그 사탕의 달콤함에도 어느정도 취하면서 그 친구의 사탕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네. 압니다. 힘든 일이죠. 하지만 그럴 수 있는 확률이 어느정도 존재한다면? 있다면? 최소한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화웨이 커넥트 2022 현장 부스 전시장을 가봤습니다. 다양한 화웨이 파트너 기업들이 있는데 한국 기업은 없더군요. 그럴 수 있죠. 다만 취재를 해보니...화웨이와 협력하는 한국 기업들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그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공개석상에 나오는 것을 꺼려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중국 기업 화웨이에 대한 비토가 크기 때문이지요. 리스크가 있다는 뜻이에요.

화웨이 클라우드 스택

참고로 몇년전 한 국내 장비업체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압박이 최고조에 이르던 시절, 단순히 화웨이와 협력한다는 이유로 주가가 하루만에 반토막이 난 적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한국화웨이가 국내에 오픈랩을 열어 상생 연구개발 전략을 가동할 때 여기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들의 명단이 비공개가 되는 일도 벌어진 바 있습니다.


생각해봅니다. 일단 화웨이에 대한 비토 정서는 접어둔 상태에서. 과연 이렇게 까지 엄혹한 분위기를 연출할 필요가 있을까요? 꽤 매력적인 당근과 사탕인데. 전적으로 다가가지는 않는 선에서 맛이라도 한 번 보며 얄밉게 그 과실을 최대한 땡겨가려는 생각 정도는 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무엇보다 화웨이는 미중 패권전쟁 리스크가 큽니다. 쉽게 말하면 화웨이의 처지가 예전만큼 콧대를 세울 상황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화웨이 커넥트를 굳이 태국까지 나와 여는 성의까지 보이며 친구 찾기에 나서고 있어요. 이럴때 완전한 친구는 아니더라도 일단 이야기라도 들어보고 입체적인 생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기에 하나 더. 우리가 화웨이를 지금보다 더 가깝게 두어야 하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지난 5G 상용화 정국에서 에릭슨 및 노키아 등 주요 장비업체는 한국에 5G 네트워크 장비를 팔면서 다소 비싸게 가격을 제시했습니다. 통신사들이 이를 받을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가입자들에게 전가되는 구조였어요.


이 때 통신사들은 화웨이 승부수를 겁니다. 화웨이는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이 좋은 장비를 팔았거든요(글로벌 통신 네트워크 시장 1위) 이를 매개로 "우리 화웨이 장비 할 수도 있다?"라며 노키아 에릭슨 등에 배팅했고 결국 노키아 에릭슨 등은 그에 맞춰 가격을 내려 통신사들에게 장비를 판매한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통신사들이 화웨이 장비를 구매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다만 화웨이라는 '핑계'는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어요. 맞습니다. 우리의 목표를 위해. 우리의 성공을 위해 화웨이라는 기업을 무조건 밀어내지 말고 곁에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뭐든지 몰빵하는 것은 위험하니까요. 

행사장. 

네. 압니다. 막 중국 공산당. 감청. 백도어 이런 이슈 있다는 것을. 여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란이 있고 또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압니다. 


그러나 이 현안들이 과연 100% 진실인지. 또 코어 장비 및 기타 주변부 장비 활용등에 있어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입체적인 생각 등등을 멈추지는 말아야 합니다. 어쩌면, 지금이 기회일 수 있습니다.

한국의 한 기자가 모처럼 태국에 갔으니까 밤거리 대마 판매 현장을 취재하고 싶어 홀로 나왔으나 막상 나오니 너무 무서워서 급하게 기둥 뒤에서 찍은 사진. 엄청 뿌듯해했다고 한다..

여담 오브 여담

마지막으로 태국 다녀왔으니 썰을 좀 풀자면. 대마 합법 됐어요 태국. 길거리에서 대놓고 팝니다.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막 나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참고하면 정신건강에 약간 도움이 되는 기사  : [르포] 대마 천국 태국? "틀린 말은 아니지만..."


출국 전 PCR 검사 없으니 편하더라고요. 다만 입국 전 큐코드를 작성해야 한다는 것 잊지 마세요. 엄청 간단한 문진이니까 휘리릭 하십시요. 그리고 세관신고서 비행기에서 요즘 안쓰더라고요. 모바일로 합니다. 이 역시 금방 휘리릭 하니까 역시 참고하세용.


입국 후 PCR 검사는 해야합니다. 관할 보건소에서 꼭 해야하는 것 아니니까 참고하세요. 다만 입국 후 24시간 내에 해야합니다. 입국 후 다음날이 아니라. 24시간 기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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