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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홍 Apr 25. 2017

골골대는 노트4, 갤8로 가려고 해도 말이지...

"스마트폰을 파괴하려면"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F8을 통해 가상 및 증강현실의 강점을 보여줬어요. 다양한 담론이 등장하는 가운데 재미있는 반응이 있습니다. "이제 스마트폰의 종말이 온다"는 말. 그러니까 증강 및 가상으로 소통을 넘어선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며, 이 세계는 굳이 스마트폰 위에서 구동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물론 스마트폰이 당장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시장의 포화 상태를 보거나, 초연결의 흐름을 따라가보면 대충 감은 옵니다. 분명 스마트폰 시대는 끝나요.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요. 그 종말이 가상 및 증강이라는 일종의 콘텐츠에서 시작되어, 그 콘텐츠라는 놈이 새로운 플랫폼을 낙점하는 분위기는 참 재미있습니다. 안경이 될까요? 아니면 스마트워치? 그건 아무도 모르지만.


자. 그런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썰을 조금 풀어볼까...합니다.


"내 갤럭시노트! 앙대!!!"
전 갤럭시노트4를 씁니다. 네. 이제는 벌써부터 구닥다리에 포함되어요. "IT기자가 최신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써 봐야지"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말입니다. 전 협찬 뭐 이런거 싫어합니다.(정말이에요?) 그럼 다 내 돈으로 사야 한다는 건데 그건 너무 잔인합니다. 새로운거 나오면 리뷰 기사는 다 써요. 근데 사지는 못해요. 그래서 "IT기자가 최신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써 봐야지"라는 질문은요. 부동산 기자한테 "새로운 아파트 나올때마다 입주해야지"라던가 레저 기자에게 "새로운 여행상품 나오면 업무 째고 다 가 봐야지"라고 말하는 거랑 같은 겁니다!(개그...)


여튼 뭐 그런데요. 문제는 제 갤럭시노트4의 상태입니다. 요즘 맛이 갔거든요. 배터리가 100%였다가 갑자기 20%가 되는것은 애교...지금은 제 손가락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버벅거려요. 네. 맞습니다. 이제 녀석을 보내줄때가 되었습니다...빌어먹을 안드로이드(개그입니다)


그런데 제가 또 의외로 구닥다리라. 선뜻 새로운 것을 찾아가지 못해요. 새로운 기술, 새로운 기사거리에 일희일비하는 IT기자 주제에 또 엄청 게으르고 보수적입니다. 


게다가 제 갤럭시노트7은 말 그대로 저에게 완전히 특화되어 있습니다. 필요한 앱은 다 깔려있고 나름 편리한 사용자 경험(?)으로 되어 있지요. 앱은 물론 모바일 페이지 바로가기도 제 입맛에 맞게 구비되어 있습니다. 업무에도 편해요.


이런 상황에서 고민이 깊어집니다. 이제 고생한 녀석을 보내줘야 하는데...막상 새로운 폰으로 바꾸려니 제 사용자 경험을 다시 구축하는게 너무 귀.찮.아.요. 물론 방법은 있습니다. 구글아이디 로그인을 통해 앱 목록을 백업하고 다시 자동으로 설치하면 됩니다. 이를 지원하는 Herium같은 앱을 써도 무방하죠. 기본적인 백업 및 복구도 가능한 것 알아요. 시스템에서 계정으로 들어가 구글, 이후 내 계정을 타고 들어가 백업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런 방법도 아쉬워요. 데이터 백업 및 앱 자동설치는 지원되지만 모바일웹 페이지 및 내 입맛에 맞는 위치선정 등등. 그런 것들은 다 새롭게 해야 하니까요. 물론 하면 금방이지만 이게 또 귀찮은거라...이렇게 귀찮아서 숨은 어떻게 쉬냐 묻는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냥 그래요...


"야래, 야래, 요거 좀 미묘하겠어"
여튼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걱정하는 것은 새로운 스마트폰을 구입했을 때. 앱이나 데이터는 자동으로 복구해도 모바일웹 및 기타 내 입맛에 맞는 방식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또 잘못했다는 사실도 모르면 어떻하나...라는 쓸데없는 걱정.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급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스마트폰 이상의 가치창출을 위해 나아가려면 지금 내가 하고있는 이 볍신같은 고민도 일정정도 의미가 있겠다!는 뻘생각입니다.


보겠습니다. 이제 사용자 환경을 넘어 사용자 경험. 심지어 인공지능 경험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페이스는 모든 것을 지배하고 이는 추상적인 가치창출의 경지에 이르렀어요. 기술상향표준화의 시대입니다. 이 잔인한 시대에서 상대방을 누를 수 있는 비기는? 사용자 경험이죠. 일단은. 특히 특정 개인의 사용자 경험을 보장하는 것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생태계 전략의 가장 효과적인 매력 포인트니까요.


이런 관점에서 스마트폰 시대부터 시작된 사용자 경험을 온전히 지켜내는 쪽이 최종승리의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기기가 변경되어도, 심지어 이종기기라고 해도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쪽이 승리한다는 겁니다. 물론 비슷한 방법론 이미 나왔어요.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다양한 ict 기업들이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그 진입장벽을 낮춰서, 스마트폰에서 벌어지던 최소한의 고민마저 걷어버린다면.


기기를 바꾸고 서비스를 변경하고, 심지어 다른 기업의 생태계로 날아가도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방법. 이건 표준화의 관점이 아니라 생태계의 융합적 차원에서 이뤄져야할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을 꾀할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웨어러블의 경우 각각의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그것도 개인화된 온디맨드 방식으로 제공하는 겁니다. 어때요. 깨 그럴싸하지 않습니까?


....그냥 스마트폰 바꿔야 하는데..라며 푸념하다가 든 생각입니다. 물론 뻘생각입니다. 다만 이 뻘생각을 기록으로 남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추후 우리는 스마트폰 시대를 끝내고, 스마트폰 강자들이 새롭게 만든 초연결이라는 세상으로 인도될 예정입니다. 영향력은 전이될 수 밖에 없어요. 이 과정에서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을 정말 당연하다는듯이, 매우 쉽게 넘길 수 있는 쪽이 이길 수 있는 확률이 아주 조금이라도 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용하자고요. 요기에 기회가 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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