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화가 매출을 보장하지 않는다. 핵심은 매체 이해도와 반복
앞선 글이 구조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번 글은 그 구조가 실제 현장에서 왜 멈추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성과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본적인 셀프서브 기능까지 구현했다면
버티컬 매체로서 최소한의 광고 옵션은 이미 갖춘 상태일 것이다.
이 단계까지 오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다.
플랫폼이 한 번의 집행으로 끝나는 매체가 될 것인지,
광고주가 반복적으로 예산을 가져오는 매체가 될 것인지.
결국 승부는 **‘반복’**에서 갈린다.
많은 조직이 퍼널, 파이프라인, CRM을 도입한다.
하지만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반복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광고주가 어디서 유입됐는지,
얼마를 썼는지,
어떤 성과가 나왔는지를 기록하는 것은
자동화의 시작일 뿐 결과가 아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하고
다음 행동으로 연결시키는 순간에는
여전히 사람의 판단이 필요하다.
셀프서브가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여기서 발생한다.
플랫폼은 자동화됐지만,
광고주는 방향을 잃는다.
나는 셀프서브를
사람을 제거하는 구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다.
어디에 사람을 개입시킬지 설계하는 구조다.
퍼널을 기준으로 보면
광고주는 항상 세 번의 허들을 만난다.
광고 문의, 매체소개서 다운로드, 뉴스레터 구독.
이 시점의 광고주는 이미 비교를 시작한 상태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기능 설명이 아니다.
“이 매체에서 우리 업종이 어떻게 성과를 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레퍼런스다.
많은 플랫폼이 이 구간을 방치한다.
그래서 첫 집행 전 이탈이 발생한다.
첫 광고는 설득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과정에 가깝다.
초기 플랫폼일수록
광고 세팅 자체가 진입장벽이 된다.
타겟 설정, 예산 분배, 소재 선택.
광고주는 기능을 이해하지 못해서 떠나는 게 아니라
“이게 맞는 설정인지 확신하지 못해서” 떠난다.
이 구간에서 AE나 AM의 터치,
혹은 명확한 가이드가 존재하면
재집행 확률은 눈에 띄게 달라진다.
셀프서브의 목적은
광고주를 혼자 두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도 실패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광고가 끝난 순간,
플랫폼의 역할은 끝난 것이 아니다.
성과가 좋았다면
다음 플래닝에 자연스럽게 포함되어야 하고,
성과가 나쁘더라도
왜 실패했는지 해석이 제공되어야 한다.
이 과정이 없으면
광고주는 조용히 떠난다.
대부분의 플랫폼이 매출을 잃는 순간은
신규 유입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 구간을 관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히스토리를 기록하고
지표를 만들고
퍼널을 설계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광고주의 예산이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로 이동하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다.
광고비 의사결정은 항상 데이터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조직 상황, 담당자의 경험,
심지어 매체에 대한 신뢰도 같은
비정량적 요소가 함께 작동한다.
이 영역까지 이해하기 시작할 때
플랫폼은 단순 매체에서 파트너로 전환된다.
나는 이 과정을
MAU 50만 규모의 서비스부터
4,000만 규모의 플랫폼까지 반복해서 경험했다.
월매출 1억 수준에서 시작한 구조가
100억, 그리고 그 이상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세일즈 조직의 역할과 개입 지점은 매 단계 달라졌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원칙은 하나였다.
플랫폼을 가장 잘 이해한 사람이
광고주의 성과를 가장 크게 만든다.
그리고 그 이해도가
결국 반복 매출의 크기를 결정한다.
셀프서브는 기술 프로젝트가 아니다.
광고주가 성공하는 경험을
반복 가능하게 만드는 설계다.
당신은
당신의 매체가 어디에서 광고주의 성과를 만드는지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가?
그 이해의 깊이가
결국 플랫폼의 매출 한계를 결정한다.
다음 글에서는
플랫폼 초기 단계에서 세일즈 구조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퍼널별 CRM 설계와
조직이 확장되는 실제 방식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